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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M&A…현대차, '로봇개' 만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 조선비즈

입력 2020.12.11 16:02 | 수정 2020.12.11 17:46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인공지능 로봇개가 경기도 성남의 한 건설 현장을 누비고 있다./조선일보 DB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 로봇개(dog)'로 유명한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역량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이 더해져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총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 가치의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80%)을 일본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차그룹 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로 구성될 예정이다. 인수 금액은 당초 알려진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보다 낮은 8000억~9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물류·서비스형 로봇에 집중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도 진출

이번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 회장은 인수 발표 직후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을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고령화, 언택트로 대표되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안전, 치안, 보건 등 공공영역에서도 인류를 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 마크 레이바트가 지난 2018년 애완용 로봇 '스폿 미니'를 선보이고 있다./보스턴 다이내믹스 제공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 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모빌리티 산업이 직면한 변화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첨단 자동화를 가능케 하는 목표 실현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로보틱스 분야의 쉽지 않은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데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현대차는 이번 인수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봇 기술은 각 부품을 완벽하게 제어하고 주변 상황 변화를 즉각 감지·대응하는 각종 기술이 융합된 영역으로, 이 분야 기술력을 높이면 최첨단 인지, 제어 기술이 필요한 완전 자율주행과 사물통신(V2X)을 통한 커넥티드 서비스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은 그룹이 앞으로 본격화할 미래 신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보유하기로 했다./조선일보 DB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계기로 우선은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큰 물류 로봇 시장에 진출하고, 건설 현장 감독이나 시설 보안 등 각종 산업에서의 안내·지원 역할을 하는 서비스형 로봇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장기적으로 혁신적인 시장 성장이 예측되는 휴머노이드(Humanoid: 인간형) 로봇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 세계 로봇 시장 연평균 35% 성장

로봇개 '스폿'으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내 설립된 벤처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공장에서 일하는 산업용 로봇을 넘어 사람과 공감하는 애완용 로봇개를 만들면서 주목받았는데, 두 발, 네 발 보행 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3년 알파벳(구글 모기업)에 인수돼 미국 국방부와 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017년에는 소프트뱅크그룹에 인수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마트 로봇 핵심 기업으로, 세계 유수의 모빌리티 기업인 현대차그룹과 함께 로봇 상용화 가속화에 나서게 돼 감격스럽다"며 "현대차그룹과 함께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래는 매우 밝으며 소프트뱅크그룹도 이들의 성공에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2019년 CES에서 공개한 걸어 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 콘셉트카./연합뉴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5년 로봇개 '스폿'을 선보인 이후 애완견 로봇 '스폿 미니'를 출시했는데 지난 2018년 아마존의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가 자신의 트위터에 스폿 미니와 함께 걷는 사진을 올리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스폿 미니는 한 번 배터리 충전으로 90분 동안 움직일 수 있다. 인공지능 덕분에 사람 도움 없이 지형을 파악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장애물을 피하는 등 스스로 움직인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17년 245억달러 수준이었던 세계 로봇 시장은 연평균 22% 성장하며 올해 444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는데, 코로나 이후 2025년까지는 32%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1772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로봇·인공지능을 미래 혁신 성장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한 현대차그룹은 2018년 로보틱스팀을 신설하는 등 로보틱스 사업에 주력해왔다. 작년 5월에는 미국 로봇 스타트업 리얼타임로보틱스에 17억5500만원을 출자해 지분 2.62%를 확보했다.

현대차 직원이 의자형 착용 로봇을 입고 차량 조립 작업을 하는 모습. 이 로봇 무게는 1.6kg이지만, 150kg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현대차그룹 제공
앞서 2016년에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H-WEX'와 의료용 'H-MEX'를 공개했고, 계열사 현대로템과 아이언맨처럼 온몸을 덮는 전신형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바퀴가 달린 로봇 다리 4개로 걸어 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했다.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전쟁터나 사고 현장에 투입돼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계약 체결을 비롯해 이후 한국, 미국 등 관련 정부 부처의 승인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최종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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