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정부가 기민하게 움직이자 관망하던 우리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현대차(005380)삼성전자(005930)현대모비스(012330)등 관련 업체와 자동차산업협회·반도체산업협회·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이 참여한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를 구성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됐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는 비교적 피해가 덜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지난해에도 가동률이 높았던 덕분에 반도체 물량을 비교적 넉넉히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현대차그룹조차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자 한국 정부도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최근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는 21세기 ‘편자의 못’"이라고 말했다. 나폴레옹이 말굽에 박는 편자의 못 때문에 중요한 전투에서 패한 것처럼 자동차 산업이 반도체 때문에 크게 휘청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 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반도체 부족 사태로 북미 3개 공장을 임시 폐쇄한 상태인데,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공장 재가동 시점도 불투명하다. GM은 반도체 부족 사태로 올해 20억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올해 1분기 차량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모델3를 생산하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달 말부터 생산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중국 정부 역시 탄탄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유통 효율성을 높여 반도체 수급난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와 자동차 업체 수요에 대한 매뉴얼을 공식 발표했다. 이 매뉴얼에는 컴퓨팅칩, 컨트롤칩, 파워칩 등 총 10개 부문의 59개 업체 568개 제품과 26개 자동차 회사와 공급 업체의 수요 정보가 담겼다. 매뉴얼 마련은 산업 전반의 수요와 공급 상황을 파악해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도록 하는 기본 조치인 셈이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또 자동차 반도체 부문 발전과 집적회로 공급 능력 향상을 위해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고 유통 효율을 향상시키는 한편 산업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위해 반도체 산업체인 공동 설립과 글로벌 파트너십 등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정부 조치는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가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IT기기나 가전제품용 제품보다 시장이 작고 수익률이 낮아 이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장기적으로 미래차,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중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과 성능 인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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