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존버단’을 불안하게 만드는 분석이 있다. 최근 한 퀀트 증권사 연구원(애널리스트)과 대화를 나눴는데, 그는 "‘한국 증시 대장주이자 우량주인 삼성전자를 무작정 묻어두면 언젠가는 돈이 된다’는 믿음이 꼭 맞는 믿음이 아닐 수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올 초까지 역사적 고점을 계속 경신한 삼성전자에 이게 무슨 말이란 말인가.
그의 주장은 이렇다. 삼성전자 주가 역사를 살펴보면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 3배가 넘은 적이 거의 없는데, 지금 PBR 2배 수준을 넘겼다는 것이다. PBR 밴드 상단에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1982년 이후 삼성전자의 역사적 고점이 항상 PBR 3배 수준에서 나왔다"며 "삼성전자가 PBR 2.5배를 넘긴 일도 흔치 않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PBR은 약 2.09다. 현시점에서 삼성전자 PBR 3배는 12만원 수준이다. 여러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12만원으로 잡았다.
어떤 기업이 PBR 밴드 상단을 돌파하려면, 기업 자체가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이 현실적으로 변화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경기순환주에서는 PBR 밴드가 직관적인 투자 도구로 이용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제 PBR 밴드 상단에 점점 진입해가고 있다"며 "이제 투자자는 삼성전자가 구조적인 변화를 겪을 수 있을지, 아니면 다시 경기순환 사이클 앞에서 주춤할지를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기대를 저버리긴 이르다. 오는 2분기부터 D램과 낸드 반도체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해 수급이 개선되고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2분기부터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2020년 3분기 12조4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10조원대를 회복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매우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주가 랠리에 동참하지 않을 이유는 없으며 주가는 이미 충분히 쉬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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