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 회장, 미등기 임원 '논란' 

미래구상·승계준비 속도…법적책임은 NO ?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복귀 방식에 책임 경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룹 미래 구상, 승계 작업을 준비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는 '미등기 임원'으로 근무한다는 이유에서다.

김승연 회장은 이달부터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3개 계열사 미등기 임원을 맡는다. 이는 2014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7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7년 만의 복귀다.

문제는 경영에 깊게 관여하면서 불법 행위,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은 피하려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등기이사는 이사회를 구성해 중요 자산의 양도, 대규모 자산의 차입, 인수합병 승인 등과 같이 중요한 경영 활동을 결정함과 동시에 의사 결정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진다. 반면, 미등기 임원은 이사회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회사가 저지른 불법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게다가 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연임을 저지하는 등의 제재를 가하기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한화의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위해 그룹 인수합병(M&A)을 총 지휘할 것으로 보이는데, M&A 결정은 이사회가 내리는 것"이라며 "그룹의 미래를 구상하려면 등기임원으로 근무하면서 책임까지 지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너의 책임경영 결여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의 감점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번 복귀를 계기로 승계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통상 승계 작업은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등 지배구조 변화를 야기할 만큼 중대한 경영상 의사결정을 수반한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은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한화에너지 등에서 근무하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아직 이들에게 지분을 승계하지는 않았다. 김 회장은 지주사격 회사인 ㈜한화 지분 22.6%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한화 지분 4.4%, 김동원씨와 김동선씨는 각각 1.67%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분을 공동 보유하고 있는 계열회사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한화 주식 4.2%를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오너 일가 중에서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그룹 핵심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인물은 김동관 사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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