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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 기조' 미 연준 결정이 중요한 이유 - 한겨레

Weconomy | 최석원의 현명한 투자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면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 때문에 2월 중 10% 이상 떨어졌던 나스닥지수도 많이 반등했다. 바로 다음 날 연준이 물가 상승을 용인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퍼지고 시장금리가 올라 금리 상승에 취약한 성장주 위주로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크게 보면 증시는 여전히 고점 부근에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제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많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완화적인 현재 정책 기조는 상당 기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6.5%로 올렸고, 실업률 예상치도 5%에서 4.5%로 내렸다. 완전고용 수준은 아니지만,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현재 0~0.25%인 사상 최저 정책금리와 자산 매입 속도는 한동안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경제는 정상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통화정책 정상화는 나중으로 미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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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보니 경제 정상화와 함께 정책 정상화를 진행하는 것이 당연하고, 심지어 정당한 일이라 생각하는 많은 경제학자와 투자자들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특히 연준이 올해 물가 전망치를 정책 목표 2%를 뛰어넘는 2.4%로 올렸다는 점을 들며, 성장률과 물가, 정책금리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과 연준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불균형이 지속되면 자산 버블, 물가 급등과 같은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주장과 비판이다. 그렇다면, 연준의 통화정책 담당자들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학계와 시장에 있는 전문가들보다 이들이 불균형의 부정적 결과를 잘 몰라서일까? 그랬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연준은 누구보다 더 많은 미시, 거시 데이터와 경험 많은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고, 시장에 대한 오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미국 연준이 물가 상승보다, 극단적으로 커진 경제의 정책 의존성과 고용시장에 가해진 반영구적 충격에 더 집중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사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는 사상 초유의 충격을 받았지만, 작년 하반기 중 많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효과는 올해까지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세밀하게 살펴보면 이러한 회복은 상당 부분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에 기인한다. 이번에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추진되는 1.9조달러의 경기부양책만 하더라도 2020년 미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8.8%에 달하고, 한 달 1200억달러에 달하는 연준의 자산 매입규모는 연간으로 따지면 명목 지디피의 6.7%다. 그런데 이 같은 대규모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성장률 회복이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인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번 사태로 줄어든 미국의 비농업 고용자 수는 여전히 1천만명에 육박하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오랜 기간 실업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당국은 직간접적으로 많은 기업의 부채 상환을 연장해 줬는데, 어느 순간에는 이 부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저금리에 따른 자산가격의 상승에 기인한 양극화보다 더욱 심각한 양극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물론 연준이 잘못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극단적 정책으로 화폐 가치보다 실물 자산의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결국 일반 물가 수준도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미래에 고정 이자를 받는 채권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투자자와 실물 경제 활동 모두 위축될 것이다. 금리 상승은 자금을 조달하는 사람들의 비용을 높이고, 안전자산 수요를 늘리기 때문이다. 만약 이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면 결국 연준의 정책은 실패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금리 상승과 변동성이 커진 증시는 이 같은 실패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 하지만, 과거 많은 시기처럼 연준의 판단이 맞는다면,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고 금리도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오르는 데 그칠 것이다. 또한 성장률과 고용시장도 충격을 딛고, 느리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다. 그렇다면 속도는 느려지더라도 증시 역시 상승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연준의 성공과 실패, 어느 쪽 가능성을 높게 보느냐에 따라 투자 결과가 달라질 시점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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