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몰리며 일부 증권사 MTS 먹통
올해 첫 기업공개(IPO) ‘대어(大魚)’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일반 개인투자자 대상 청약 첫날인 9일 14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청약증거금으로 몰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로부터 분사한 백신전문기업으로 국내 코로나 백신의 유통·보관을 담당하는 회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IPO후 기업가치(시가총액)이 20조원에 가까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날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SK증권·삼성증권·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증거금은 14조1473억원이 모였다. 오전 10시 일반 청약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자금이 몰려 1시간 남짓 만에 4조원 넘는 청약 증거금이 몰리기도 했다.
이날 통합경쟁률은 75.87대 1을 기록했다. 배정 물량이 5%로 상대적으로 적은 삼성증권의 개별 청약 경쟁률은 154.08대 1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배정비율 37%) 경쟁률이 82.38대 1을 기록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배정비율 23%) 78.16대 1, 하나금융투자(배정비율 5%) 66.14대 1, 미래에셋대우(배정비율 22%) 63.32대 1을 기록했으며 SK증권(배정비율 8%)은 30.90대 1로 가장 경쟁률이 낮았다.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산 접속 장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오전 10시부터 청약 접수를 받았다. 그러나 오전에 청약 수요가 몰려 삼성증권을 비롯한 한국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한때 접속이 느려지기도 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제시했던 공모 가격(4만9000~6만5000원)의 상단인 6만5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지난 4~5일 진행했던 기관투자자 대상 IPO 수요 예측에서 경쟁률은 1275대 1을 기록했다. 수요 예측에 기반해 일반 청약도 경쟁률이나 증거금 규모에서 이전의 공모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청약 첫날 경쟁률 등을 보고 ‘눈치 게임’을 벌이기 때문에 최종 경쟁률은 더 높아진다.
올해부터는 개편된 청약 제도에 따라 일반인 공모에 배정된 물량의 절반은 증거금 규모에 상관없이 청약자들에게 똑같이 배분된다. 나머지 절반은 증거금 규모에 따라 배정된다. 기존처럼 청약증거금이 클수록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날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 다수가 NH투자증권을 비롯해 6개 증권사 계좌에 골고루 최소 32만5000원 이상을 분배해 넣었다. 32만5000원은 최소 청약 주수인 10주를 청약할 수 있는 금액이다. 증거금의 50%만 먼저 넣으면 청약이 완료되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청약이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는 각 증권사 지점을 돌며 청약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전체 공모주는 2295만주이며 이번 일반 배정 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의 25%인 573만7500주다.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잔여 주식이 생기면 모집주식의 최대 5%(76만5000주)까지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균등 배분 물량은 대략 220만주 정도다.
오는 10일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다. 상장일은 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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