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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이 푹 빠졌다"…한국산 소형 SUV, 미국서 돌풍 - 한국경제

美 시장 점유율 첫 50% 돌파

한국GM 30.2% 현대차·기아 20.5%
중·대형 부담스러운 10대 공략
트레일블레이저·코나·셀토스 인기

생산 정상화가 점유율 유지 관건
현대차·기아 "반도체 5월이 고비"
한국GM 사장, 본사에 물량 요청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GM, 현대자동차·기아 등이 생산·수출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분기 한국산 소형 SUV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경쟁 브랜드가 중·대형 SUV에 몰두하는 사이 엔트리카(생애 첫차)로 소형 SUV를 선호하는 10대 등을 적극 공략한 게 주효했다.
트레일블레이저 2위, 코나 판매 신기록
25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미국에서 팔린 소형 SUV는 총 22만540대다. 이 중 11만1823대(50.7%)가 한국산이다. 미국 소형 SUV 신차 두 대 중 한 대가 한국산인 셈이다. 한국GM(6만6643대)이 30.2%, 현대차·기아(4만5180대)가 20.5%를 점유했다.

한국GM이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2만5024대 팔려 소형 SUV 판매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울산1공장에서 생산·수출하는 코나(2만2610대)는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나는 3월에만 1만416대 팔려 미국 출시 이후 역대 최고 월 판매량을 기록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형제 모델인 뷰익 앙코르 GX는 1만8435대로 5위에 올랐다. 오랜 기간 한국GM의 수출 효자 모델이었던 쉐보레 트랙스(1만6955대)는 6위였다. 7위는 기아 셀토스(1만6786대)가 차지했다. 셀토스 역시 3월에만 6497대로 월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10대들이 푹 빠졌다"…한국산 소형 SUV, 미국서 돌풍
미국 10대 소비자 사로잡아
한국산 소형 SUV 돌풍은 미국 10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애 첫차로 중·대형 SUV를 타는 것은 부담스러운 10대에게 한국산 소형 SUV가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만 16세부터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소형 차급 내에서 라인업을 다양화한 것도 돌풍의 배경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트랙스보다, 코나는 베뉴보다 덩치를 키운 모델이다. 깔끔한 디자인에 준중형 SUV 수준의 실내 공간, 고급 옵션 등을 갖췄다. “미국 고등학생 생일 선물로 한국산 소형 SUV를 사주는 부모도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반도체發 생산 차질 극복이 관건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소형 SUV 돌풍 지속 여부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최소화에 달려 있다. 시장이 뜨거울 때 충분한 물량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야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

한국GM은 지난 19∼23일 문을 닫았던 부평1공장과 부평2공장 생산을 26일 재개한다. 하지만 가동률은 50%로 낮출 계획이다.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 부족 탓이다. 그동안 정상 가동했던 창원공장도 5월부터 절반만 가동할 예정이다.

한국GM은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반도체 품귀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월 8일부터 부평2공장 가동률을 50%로 낮췄다. 누적 생산 차질이 1만7000여 대로 추산된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반도체 공급난을 풀기 위해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카젬 사장은 미국에서 GM 본사 경영진을 만나 본사 차원의 반도체 수급 계획을 파악하고, 한국GM에 물량을 충분히 배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도 반도체 품귀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앞서 현대차는 울산1공장, 아산공장 등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고, 기아는 특근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2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5월에도 4월과 비슷한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생산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도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며 “5월이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두 회사는 대체 부품을 개발하고, 재고 확보 및 생산 조정으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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