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지 방침에 마지막 중복 청약 기회될 듯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일반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다. 공모 금액만 1조4917억5000만원에 달해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첫 대어(大魚)로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285130)로부터 분사한 백신전문기업으로 SK케미칼이 지분 98.04%를 갖고 있다. 기업공개가 끝나면 SK케미칼의 지분율은 68.43%로 줄어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코로나 백신의 유통·보관을 담당하는 회사다.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백신 등 백신 물량이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보관, 유통된다.
공모가는 지난주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을 거쳐 최상단인 6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공모 신청은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과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등 6곳의 증권사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지난해 정부(금융위원회)가 소액으로 청약하는 개인투자자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균등 배분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신청자는 다음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 증권사에 약 30만원만 넣고 공모신청을 해도 1주 이상을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예상한다. 다만 지난해 거래 첫날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하고, 상한가까지 직행)을 기록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처럼 SK바이오사이언스도 따상을 기록할 수 있을지는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9일부터 시작되는 공모 신청은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공동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006800), 인수회사인 SK증권(001510), 삼성증권(016360), 하나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에서 실시한다.
청약은 증권사별로 배정물량을 절반씩 나눠 진행한다. 배정물량의 50%는 안분배정(비례배정)으로, 나머지는 균등배정 방식이다.
‘안분배정’은 청약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청약을 신청한 증권사의 청약경쟁률이 낮을수록 더 많은 공모주를 받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투자자가 청약한 증권사의 경쟁률이 100대 1이면 1000주를 청약해도 경쟁률로 나눠 10주만 배정하는 방식이다. 경쟁률이 낮고 청약신청물량이 많을수록, 실제 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도 많아지는 구조다.
‘균등배정’은 최소청약 규모 이상으로 청약한 모든 투자자에게 배정 물량을 똑같이 나눠 같은 수의 공모주를 주는 방식이다. 청약 증거금과 관계없이 최소청약 단위인 10주 이상만 청약하면 모두 균등배정 물량을 똑같이 배정받을 수 있다.
10주를 청약하기 위해서는 65만원(공모가 6만5000원의 10배)인 공모금액의 절반인 32만5000원을 청약증거금으로 넣어야 한다. 증권사에 균등배정으로 배정된 공모주 물량이 50만주인데 청약 신청자가 50만명이면 모든 청약 신청자는 1주씩을 받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경쟁률이 높아도 균등배정 방식으로 청약하면 최소 1주씩은 배정받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투자자는 따로 균등배정인지, 안분배정인지를 구분해 청약할 필요는 없다. 청약 증거금을 넣고 청약하면 청약 증거금 규모와 경쟁률에 따라 안분배정 방식으로 배정된 주식을 받고, 균등배정의 산출 방법에 따라 제공되는 주식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청약은 6곳의 증권사에서 모두 신청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공모주 청약이 과열양상을 빚으면서 중복 청약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시스템이 완성되기 전에 청약을 받기 때문이다. 정부가 상반기 중에 중복 청약 방지시스템을 만들 계획이어서 사실상 대어급 IPO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마지막 중복 청약 가능 공모주가 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예상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소액 투자자 중에는 전략적으로 32만5000원씩 최소 청약을 6곳에 모두 집어넣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 더 많이 받기 위해선 증권사 배정물량과 경쟁률 살펴야
최소 청약 단위인 10주만 청약해도 균등배정 대상이라 소액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각 증권사의 균등배정 물량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또 증권사별 청약 경쟁률도 살펴야 한다. 균등배정 물량이 많을수록, 청약 경쟁률이 낮을수록 더 많은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
각 사별 균등 배정물량은 NH투자증권이 286만8750주로 가장 많고, 삼성증권(14만3437~17만2125주)이 가장 적다. 아직 균등 배정물량이 확정되지 않은 증권사도 많은데 증권사별로 9일 중 균등 배정물량을 공개한다.
각 사별 1인당 최대 청약 가능물량도 살펴봐야 한다. 안분배정에서는 청약증거금을 많이 넣으면 더 많은 공모주를 받을 수 있어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라면 가능한 한 많이 청약하면 유리하다.
1인당 최대 청약 가능물량을 보면 NH투자증권이 25만주(최고우대고객 기준)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는 15만6000주, 삼성증권은 3만4000주다. 아직 우리사주조합 신청물량 등이 확정되지 않아 최대 청약 가능물량이 확정되지 않은 증권사도 많아 9일 공모 청약 신청 전에 각 증권사 최대 청약 가능물량을 확인해봐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가 기업공개 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자녀나 배우자 명의의 계좌까지 만들어 청약을 준비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거래 첫날 ‘따상’을 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공모 청약에 돈을 집어넣으려는 사람들이다.
회사원 박모(42)씨는 "본가 부모님과 자녀 2명, 배우자까지 합쳐 6명이 6곳의 증권사에 36개 계좌를 만들었다"며 "모든 계좌에 최소 청약금을 넣어 균등배정 방식으로 공모주를 받고 1개 계좌에는 지금 마련해놓은 투자금 나머지를 몰아넣어 비례방식(안분배정)에서도 많은 공모주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부 이민정(35·서울 서초구)씨도 "공모주 투자를 전에 해보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주변에서 워낙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서 이번에는 NH투자증권 계좌를 만들었다"며 "여유 자금을 넣을 계획인데 주변에는 아이들 계좌를 이용해 청약하겠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가 공모가 보다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현재 제약·바이오업종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투자자들이 고민해볼 문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를 현금흐름할인법(DCF·Discounted Cash Flow)을 활용한 절대가치평가로 분석하면 5조4000억원 가량의 시가총액이 예상된다. 밸류에이션 멀티플(Valuation Multiple)을 활용한 상대가치평가로는 12~16조원의 시총이 예상된다.
절대가치평가는 기업의 예상 현금흐름을 합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고 상대가치평가는 주가수익비율(PER) 등 상대적 가치평가 지표들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공모가 6만5000원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총 주식수인 7650만주에 적용해보면 시총은 4조9725억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가 7만600원선에서 형성되면 절대가치평가에서 산출한 5조4000억원까지 시총이 늘어난다. 공모가 보다 5600원(8.6%)가량 높은 수준이다.
상대가치평가로 산정된 기업가치의 상단인 16조원까지 시총이 늘어나기 위한 주가는 20만9100원선으로, 공모가 6만5000원보다 14만4100원(221.6%)이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첫날 따상의 주가인 16만9000원 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대평가방식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경우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를 비교적 높게 보는 것인데 그 수준이 시총 12~16조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의약품 등 바이오·제약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표적 성장주 종목들이 몰려있는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의약품 지수는 지난 2월 5일 1만9865.86(종가 기준)에서 3월 5일 1만7835.46으로 1개월만에 2030.4포인트(10.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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