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이낸스 시대…금융의 판을 흔든다
디지털시대의 주역 2030세대
플랫폼에서 재미와 간편 추구
빚 내서라도 투자·소비에 적극적

M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금융플랫폼업체 3~4개가 데카콘기업(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의 가치도 10조원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이들 ‘빅4’의 기업가치는 50조원을 훌쩍 웃돈다.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시총 합계 62조원에 버금간다.
디지털 활용에 익숙하고 플랫폼에서의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MZ세대가 금융산업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MZ세대는 아직 자산과 소득이 적지만 과감한 레버리지(대출)로 소비와 투자에 적극적이다. ‘영끌(영혼을 끌어모은) 대출’로 주식과 암호화폐 상승장을 주도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2030세대 가계대출 잔액은 1년간 44조7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88조1600억원)의 50.7%를 인구의 35%가량인 MZ세대가 차지했다. 미래 고객을 넘어 이미 금융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전통 금융사들은 생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조직·문화와 경영 전략, 상품과 서비스 등의 전면 개편이다. 메타버스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종횡무진하는 Z세대가 이끄는 ‘자이낸스(Z+finance)’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종(異種) 간 합종연횡(Zigzag) 등을 통해 새로운 기반(Zero Base)에서 금융산업이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다.
“MZ세대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윤종규 KB금융 회장), “MZ세대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이끄는 주축이다”(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등의 다급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2030세대 직원으로부터 ‘역멘토링’을 받고 있다. MZ세대에 선택받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소액으로 수십억 빌딩 지분 매매…임대료 배당받고 시세차익까지

이들은 금융생활에서 극한의 디지털을 추구하고, 전통적 방식에서 탈피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MZ세대는 직관적이고 간편하다면 언제든지 플랫폼을 옮겨탈 수 있고, 주거래 금융회사도 쉽게 바꾸는 ‘유목민’적 성향도 지니고 있다.
그는 ‘노력 대비 성과’가 가장 확실한 분야가 개인 사업 또는 투자밖에 없다고 보고 결국 암호화폐 전업투자자로 나섰다. 조씨는 “잃을 게 없는 젊음이 있기 때문에 결국 투자가 남는 장사”라며 “코인이 변동성이 크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다”고 말했다.
평소 예술에 흥미가 많은 직장인 임우영 씨(28)는 미술품 및 음원 저작권 투자를 고려 중이다. 부동산 투자가 수익률이 높다는 건 익히 알지만, ‘내 집 마련’이 현실에 와닿지 않았다. 투자정보는 1차적으로 SNS를 통해 얻고, 흥미가 생기면 투자 정보사이트의 후기를 읽는다. 임씨는 “기성세대는 주식투자로 돈을 벌더라도 자랑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직장 동기나 친구들을 보면 코인·주식투자 성공사례를 자랑하고 정보도 활발히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터넷은행 애스피레이션은 신용카드 사용액의 일정액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에 활용하는 네오뱅크(디지털은행)다. 500만 명의 회원 중 MZ세대는 53%다. 이들은 다른 회원보다 3.5배 더 많이 SNS를 활용한다. 이상백 애스피레이션코리아 대표는 “MZ세대는 참여를 중시하며 서로 연결돼 있고, 사회적 신념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김대훈/정소람/임현우/이인혁 기자 daepu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ift.tt/3hUwA5P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130만원으로 강남 빌딩 산다…'투자 공식' 싹 바꾼 MZ세대 - 한국경제"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