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
"비메모리 공급 부족 등 불확실성 줄며 업황 개선 기대"
하반기, DDR5·신규CPU 출시 등 메모리 업계 호재 예고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지난 2분기 메모리 사이클 효과를 확인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주춤했던 가운데 하반기 메모리 업황 개선에 따른 주가 반등 가능성이 제기됐다.
4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1.84% 오른 8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며 종가 기준 지난 5월 10일 8만3200원 이후 약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시장에선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 진입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과 달리 지난 2분기 중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5월 4일 13만2000원을 기록한 후 분기 매출액이 3년만에 10조원을 넘어서는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전고점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0.83% 오른 1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거래일간 상승률이 7%를 넘어서며 반등을 지속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 시총1·2위, 반등의 시간왔나…”하반기 D램 업황 개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조정기간을 마치고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고객들의 D램 재고 정상화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며 "모멘텀 약세를 보이고 있는 D램 산업은 연말로 가면서 점차 강세를 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반기 삼성전자 P3와 SK하이닉스 M15·M16 투자가 재개되면 주가 상승 모멘텀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현재 고객사 평균 D램 재고는 2개월 수준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서버·스마트폰·PC제조사 등 D램 수요기업의 적정 재고수준을 5주 내외로 본다.
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공급 업체 재고 수준은 1주일 전·후반 수준으로 적정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D램 공급업체 적정 재고 수준을 4~5주로 보고 있다.
이 처럼 고객사 재고가 평균치를 훌쩍 뛰어 넘은 이유는 지난 2분기 중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고객사들은 연초 수요 증가를 예상하며 메모리 반도체 주문량을 늘렸지만 인도 지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스마트폰 수요는 크게 둔화됐다.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노트북, 데스크탑 등 PC 제조사 역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올 하반기 메모리 제조사에 유리한 시장 상황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세트업체 등 D램 소비 기업의 재고 수준이 감소하는 시점과 감소속도가 D램 업황 개선과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IT세트 제품의 전방 수요가 메모리 수요를 결정한다”며 “인텔의 신규 CPU 출시와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해결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은 PC용 CPU 앨더레이크(Alder Lake)와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가 각각 올 4분기, 내년 1분기 중 시장에 공급한다. 신규 서버 플랫폼은 D램 공급사에겐 DDR(Double Data Rate)5 제품의 신규 수요 창출을 의미한다.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는 현재 범용 D램 제품인 DDR4 대비 2배 이상 개선된 성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D램 제조사는 DDR5 전환에 따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DDR5는 제조원가 측면에서 기존 DDR4 대비 약 30% 이상 낮다. 칩의 크기는 DDR4보다 DDR5가 10~15% 가량 크다. 생산라인을 증설하지 않은 이상 공급량은 줄어드는데 가격 협상에 따라 원가가 낮은 제품을 더 비싸게 팔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인 마이크론과 달리 D램 생산에 EUV 장비를 도입해 원가 경쟁력에서도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후 콘퍼런스 콜에서 ASML,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 다수 IT기업이 클라우드 수요 회복을 언급했다. 주요 글로벌 IT 기업들이 올 3분기 부터는 기업향 클라우드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언급하면서 메모리 업계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결국 해결될 비메모리 공급부족, 스마트폰 수요 회복 전망까지
여기에 하반기에는 아이폰과 삼성전자, 샤오미 등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스마트폰향 메모리 수요증가도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생산 공장이 집중된 베트남과 인도 현지의 코로나 확산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모바일 AP 공급 부족까지 겹쳤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 하반기에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출하계획을 세워 전반기의 부진을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 인도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연구원은 “화웨이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중화권 업체의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며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를 거치며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서버를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면 고객사 D램 재고 수준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DDR5 생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EUV 공정을 활용하고 있는다”며 “DDR5가 주력제품이 될수록 수율과 생산성 면에서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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