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승인 - 매일경제

중국 당국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승인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로 도약할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

22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국(SAMR)은 SK하이닉스와 인텔 낸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인수에 대한 합병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인수에 필요한 각국 경쟁당국의 심사는 마무리됐고, 최종적인 실무적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달러(약 10조6800억원)를 들여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정부 승인이 필요한 국가는 한국, 미국, 유럽, 중국, 영국, 싱가포르, 대만, 브라질 등 8개국인데 이 중 중국 정부의 승인만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연내에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고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SK하이닉스의 계획이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불확실성이 더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비메모리 제조사인 매그나칩은 지난 13일 중국계 자본인 와이즈로드캐피털을 상대로 한 주식 매각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반대에 부딪힌 매그나칩이 스스로 매각을 철회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에 반격하기 위해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인수 승인을 미루며 '몽니'를 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우려와 달리 '실리'를 택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중국 다롄 공장을 철수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 중국 내 투자와 고용이 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도 이런 점을 들어 중국 당국을 적극 설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폭넓은 정·재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번 승인을 측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본격적으로 인수자금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차로 70억달러(약 8조3100억원)를 인텔에 납부해야 한다. 나머지 20억달러(약 2조3700억원)는 2025년 3월 지급한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5조원을 중국 다롄 자회사에 대여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인수함으로써 시장 확장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상위 6개사가 99%를 점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발판으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2위 사업자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3.5%, 인텔은 5.9%다.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2분기 12.3%로 4위에 머물렀으나 3분기 들어 1.2%포인트 상승한 13.5%를 기록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가 마무리되면 점유율이 약 19%까지 오른다. 현재 2위 사업자인 키옥시아와 비등한 점유율이다. 업계에서는 인수·합병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면 20% 이상의 점유율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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