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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주인 5명 중 1명 종부세 낸다…"세금폭탄" vs "투기억제" - 이데일리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서울 주택 소유자 5명 중 1명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낸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국민의 2%에 불과하다며 종부세가 `부자 증세`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급격한 세(稅) 부담과 조세 형평 문제를 가진 종부세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주택 소유자 5명 중 1명이 종부세 부담…文정부 들어 급증”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주택분 종부세 납부 대상자 중 법인을 제외한 개인 납부자는 올해 총 47만74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개인 주택 소유주 253만7466명의 18.6%에 해당한다.

3일 서울 시내 부동산 매매표. (사진=연합뉴스)

전국 기준으로 주택 소유자 대비 종부세 납부자 수를 살펴보면 올해 추계된 전체 주택 소유자수(개인 기준) 1502만5805명 중 종부세 납부 고지인원은 총 88만5000명으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종부세 납부 비중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서울 기준 주택분 종부세를 내는 개인이 15만152명으로 서울 주택 소유자수 중 6.2%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2019년 서울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수는 28만4442명으로 11%대를 돌파했고, 올해는 3배 이상 뛰어 18.6%까지 올랐다.

앞서 정부는 종부세 논란이 불거지자 종부세가 상위 2%만 내는 세금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이는 총인구수를 기준으로 한 인별합산 기준에 해당한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인원은 94만7000명으로, 현재 우리나라 인구수 약 5182만명의 약 2%다.

다만 이는 영유아까지 포함된 국내 총인구 대비 종부세 고지 인원 비중으로, 현실과는 동떨어진 수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 의원은 “종부세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국민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세금인 만큼 국내 총인구가 아니라 주택 소유자 중 종부세 납부 인원이 몇 명인지 비교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보유세 부담 과도…재산세 통합·1주택 규제 완화해야”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 국면에서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종부세 등 보유세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보유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종부세 강화 정책이 납세자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투기 억제와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정책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낙회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지난 3일 한국세무학회가 주관한 ‘차기 정부의 바람직한 조세정책 방향’ 학술대회에서 “현재 종부세는 다주택자에 대해 (최대) 세율 6%나 되는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수익자 부담 원칙에서 보면 조세의 기본 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부동산 가격 안정에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국가의 과도한 개입으로 부작용만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종부세와 재산세의 과세 대상이 동일한데, 중복 과세를 막는 장치가 완벽하지 않아 납세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철형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도 “종부세는 보유세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재산세로 (세목을) 통합해 과세해야 한다”며 “(통합한 뒤) 특정 재산에 과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 등 불필요한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종부세의 취지에 동의하면서도 1가구 1주택에 대한 규제를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는 “실제로 집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나, 거주하는 집을 양도하는 경우 세금이 최대한 배제돼야 한다”며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부분을 비과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주택 매각을 위해 거래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기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로 인해 오히려 매각에 소극적이 된 상황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상속세·증여세 부담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데도 불구하고 납세 의무자가 양도가 아닌 증여를 선택하고 있다는 건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부담이 정상적이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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