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흥행 성공하더니 신규 유저 필요없다는 거냐"
토스뱅크 "역마진으로 경영악화 고려한 것"
사진=연합뉴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10월 공약했던 '조건 없는 2% 예금'을 금액에 상한선을 두는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내년 1월5일부터는 1억원이 넘는 예치금에 대한 금리는 2%에서 0.1%로 대폭 낮아진 금리가 적용된다.
이는 토스뱅크 통장과 토스뱅크 모으기 합산 잔액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만약 토스 통장과 모으기통장에 총 1억50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면, 1억원까지는 이자 2%를, 초과 금액 5000만원에 대해선 0.1% 이자가 책정된다.
토스뱅크가 출범하면서 내걸었던 2% 금리는 업계 최고 금리 수준이었다. 당시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 금리가 1%대였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겐 쏠쏠했다. 가입 신청자만 170만명에 달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토스뱅크는 연 2% 금리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지 의문에 대해 "충분히 감당한 수준"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두 달 만에 약속을 깬 것이다. 연 2% 금리 혜택을 보기 위해 토스뱅크를 이용해왔던 소비자들 사이에선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스뱅크에 최근 가입했다는 정미영(가명)씨는 "무조건 연 2% 금리를 제공한다는 것을 보고 가입해 돈을 넣어놨는데 다시 혜택을 줄인다니 황당하다"며 "두 달 만에 말을 바꾸니 토스뱅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30대 이성미(가명)씨도 "최근 1억5000만원을 토스뱅크에 넣어뒀는데 1억원 초과분에 대해선 0.1% 금리를 제공하겠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0.1%라면 굳이 토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혜택이 종료되는 내년엔 저축은행으로 자금을 나눠 토스뱅크엔 9000만원 정도만 놔둬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1%로 인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를 대폭 낮췄다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20대 강현성(가명)씨는 "기준금리도 0.75%에서 1%로 올랐는데 1000만원 이상부터는 차라리 2.25%로 줬다면 더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초기 흥행에 성공해서 신규 유저는 필요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토스뱅크는 고객들에게 캐시백 변경 사실을 통보했다. (사진 = 토스뱅크 홈페이지 캡처)
40대 윤민우(가명)씨는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매일 300원을 주기 때문에 사용하고 있었는데 내년 1월부터는 100원으로 줄어든다는 점이 아쉽다"며 "대중교통 할인이 제공되는 다른 카드를 알아봐서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두 달만에 혜택이 변경되면서 나중에도 추가로 혜택이 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0대 이승진(가명)씨는 "사실 캐시백이 100원으로 줄어들어도 나쁜 조건은 아니지만, 두 달 만에 말을 바꾸니 아무래도 고객 입장에서 또 언제 혜택이 축소될 지 불안하다"며 "토스뱅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에선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을 고려하면 2% 금리를 일괄적으로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며 "역마진이 나면서 어쩔 수 없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토스뱅크 측은 역마진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최근 역마진으로 경영악화가 난 상황을 고려했고, 이같은 변경 사항을 고객들에게 미리 알린 것"이라며 "다른 은행과는 달리 급여이체 등 조건없이 수시입출금으로 2%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선 아직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밝혔다.
체크카드 혜택과 관련해선 "다른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도 검토해봤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을 기만할 수 있다는 판단에 서비스를 축소한 것"이라며 "내년에 더 좋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보장은 할 수 없지만, 6월부터 에피소드3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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