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씨(28)는 매주 한 차례 현금 1만원을 뽑아 서울 종로5가 인근 로또복권 판매점을 들른다. A씨는 올해 초까지 판매점 로또 구입은 현금만 가능하다는 사실도 모를 정도로 복권에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1등 당첨 명당 판매점을 찾아다니며 로또를 5000원어치씩 뽑는다.
A씨는 "카페 한 번 안 가면 매주 로또를 사도 본전이다"며 "월급 모아 내 집 마련하는 건 힘들어졌지만 운 좋게 1등이 되면 서울 시내 30평대 아파트 한 채는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 청춘들이 복권과 코인 등 소위 '인생 한 방'에 빠져들고 있다. 매일경제가 13일 통계청의 월평균 가계수지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대 가구주의 월평균 복권 구입 비용은 2019년(1~3분기 기준) 295.9원에서 올해 1224.5원으로 313.8% 급증했다. 전 연령대 증가율(30.6%)을 압도하는 증가세다. 대출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세도 20대가 가장 높았다. 20대 가구주의 월평균 이자 지출액은 2019년 3만318원에서 올해 4만4313원으로 약 46% 늘었다.
역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세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 증가율은 4.1%였다. 다만 정구현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월평균 가계수지 데이터는 일부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며, 전체 가구원이 아닌 가구주의 연령을 기준으로 소득·지출액을 집계해 실제 연령대별 소득·지출 동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대의 복권 구입과 이자 지출 증가는 사회에 갓 진입한 젊은 세대의 좌절감이 낳은 현상으로 풀이된다. 양질의 일자리는 갈수록 부족해지고,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은 폭등하면서 정상 근로소득보다 주식과 코인, 복권 등의 자산 증식 수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여기에 통화·재정당국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을 많이 풀면서 20대 청년층은 이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다른 연령대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빚을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매일경제가 한국은행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8~2019년만 해도 청년층이 가계대출 증가에 기여한 비율은 30.4%에 그쳤지만 지난해 이후 청년층 대출 기여율은 41.5%(2분기 기준)로 11.1%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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