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56.4억달러 흑자…수입 급증에 1년 전보다 45.3억달러↓
한은 "수입 에너지류 가격 급등에 흑자 축소"…1∼10월 흑자 770.7억달러 '역대 3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역대 최대 운송수지 등에 힘입어 지난 10월 경상수지가 1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빨리 늘어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 같은 달보다 45억달러 이상 줄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69억5천만달러(약 8조2천14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18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지만, 작년 같은 달(115억5천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46억1천만달러 줄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모두 770억7천만달러로,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흑자 규모가 한은의 전망치(920억달러)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770억7천만달러는 10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2015년, 2016년 다음으로 많은 역대 3위 기록이다.
10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56억4천만달러)가 1년 전보다 45억3천만달러 감소했다.
수출(559억7천만달러)이 20.1%(93억8천만달러) 늘었지만, 수입(503억4천만달러) 증가폭(38.2%·139억1천만달러)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수입에서 에너지류를 제외하면 같은 기간 수출과 비교해 증가율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결국 에너지류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웃돌면서 10월 상품수지 흑자, 전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월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77.8달러로 1년 전보다 80.2%, 천연가스 도입 단가는 t(톤)당 668달러로 142.2%나 올랐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폭이 아직 상당히 크기 때문에 총수출과 총수입을 비교하면 차이가 계속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수지는 6억3천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작년 10월 8억3천만달러 적자에서 1년 사이 흑자로 돌아섰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특히 1년 전 4억8천만달러에 불과했던 운송수지 흑자가 22억2천만달러로 뛰었다. 역대 최대 운송수지 흑자 기록이다.
10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와 항공화물운임지수(TAC·홍콩-미국)가 전년 동월대비 각 212.6%, 64.7% 급등하면서 운송수입(47억7천만달러)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수지 적자 규모(4억5천만달러)는 작년 10월(4억달러)보다 더 커졌다.
본원소득수지는 6억7천만달러 흑자로, 1년 전(25억달러)과 비교해 흑자 규모가 18억3천만달러 줄었다. 배당소득수지가 1년 사이 15억7천만달러 흑자에서 3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0월 중 70억1천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77억2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30억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9억4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역시 39억2천만달러 불었다.
이성호 부장은 "10월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 규모가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라며 "하지만 이 부분은 개별 기업의 투자 의사 결정의 결과인 만큼 공통적 배경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hk99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12/07 1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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