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SKT·MBK 참여
예비입찰 마감 ‘4파전’ 치열
시들했던 인수전 쿠팡 덕에 반전
G마켓·옥션·G9 온라인몰 운영
고객 데이터에 장기 흑자 ‘매력’
인수 땐 온라인쇼핑 선두권 도약
이베이코리아 매각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최근 쿠팡의 미국 상장 이후 전자상거래업체(이커머스)를 바라보는 눈높이가 달라져서다. 굵직한 유통 대기업과 정보기술(IT) 기업, 사모펀드(PEF) 등 업종에 관계 없이 다양한 기업들이 이베이에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모두 이베이를 잡으면 단숨에 온라인 쇼핑 부문에서 선두 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
16일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매각 대상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 희망가는 5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감 전부터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와 롯데, 에스케이텔레콤(SKT), 사모펀드 엠비케이(MBK)파트너스 등 내로라하는 ‘선수’가 관심을 드러내면서 초반 흥행몰이에 일단 성공했다. 이들 업체 모두 국내 이커머스 업계 거래액 기준 3위(20조원)인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네이버(27조원)·쿠팡(22조원)과 견줄 수 있는 덩치를 확보할 수 있다. 주요 인수 업체로 거론되던 카카오는 투자설명서를 받아갔으나,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1월19일(현지시각) 이베이 미국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공식화할 때만 해도 이런 흥행몰이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매각 희망가로 거론된 5조원도 “비싸다”는 평이 다수였다. 2000년에 국내 영업을 시작하며 가장 오래된 이커머스업체이긴 하나, 최근 둔화한 성장세가 약점으로 더 부각됐다. 반전이 일어난 건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지난 11일부터다. 만년 적자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일약 96조원의 평가를 받으면서 ‘이베이코리아 다시보기’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쿠팡 거래액(22조원)에 불과 2조원(추정치) 작은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으로 5조원은 외려 싼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지(G)마켓·옥션·지(G)9 등 3개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16년 연속 흑자를 낸 이커머스 업체다. ‘장기 흑자’, ‘20조에 이르는 거래규모’ 외에 인수전에 뛰어든 주요 기업이 군침을 흘리는 또다른 요소가 있다. 바로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데이터’다. 20년간 한국 온라인 시장의 데이터를 축적한 기업은 국내엔 이베이코리아밖에 없다. 데이터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성장 잠재력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다. 이베이코리아가 직매입 방식이 중심인 쿠팡과 달리 상품 중개로 돈을 버는 오픈마켓 업체란 점도 특장점이다. 오픈마켓은 오프라인은 물론 직매입 중심 이커머스 업체보다 ‘실시간 트렌드 파악’에 더 유리하다. 직매입 방식은 특정 트렌드가 발생한 뒤에 납품업체로부터 물건을 떼어 와 판매를 하기 때문에 트렌드와 판매 간에 시차가 존재한다. 이베이코리아의 판매자 수를 네이버쇼핑(40만개 업체)에 이어 2위(30만개)로 업계는 추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경쟁력 있는 판매자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베이코리아는 업력이 오래된만큼 관련 노하우와 신규 입점 유치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했다.
예비 입찰 참여 기업들은 각자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하는 목적도 무게중심이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오프라인 중심인 신세계와 롯데, 엠비케이(홈플러스 대주주)는 이번 인수로 온라인 부문 강화를, 에스케이티는 성장이 정체된 11번가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매각 주관사는 예비입찰 참여자 중 적격 인수 후보자를 선정한 뒤,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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