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행복의 기준 아니야
서울보다 환경 좋은 경기도 선호
"나에게 집은 무엇일까" '인터뷰 집'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했습니다.투자 가치를 가지는 상품, 내가 살아가는 공간. 그 사이 어디쯤에서 헤매고 있을 집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오를만한 아파트를 사는 것이 나쁜 건 아닙니다. 그것으로 돈을 버는 것도 죄악은 아니겠죠. 하지만 누구나 추구해야하는 절대선도 아닐 겁니다.
기사를 통해 어떤 정답을 제시하려는 게 아닙니다. 누가 옳다 그르다 판단할 생각도 없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각자가 원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나누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 집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인터뷰는 나이, 직업, 학력, 지역 등에서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려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말씀하시고 싶은 분, 내 주변에 사람을 추천해주시고 싶으시다면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직접 찾아가 만나겠습니다.

박지연 커밍비 대표
그에게 집은 가족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돈을 버는 투자 대상으로 바라본 적도 없다. 지역도 서울보다는 경기도를 선호한다. 같은 가격으로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자연을 느끼고 사계절을 볼 수 있는 집이 좋다"라며 "자연에 있을 때 머리 속이 환해지고 시원해 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부모들이 자신에게 돈 쓰는걸 아까워하는 것도 안타깝다고 했다. 박 대표는 "아이들 사교육에는 크게 고민하지 않지만 자기는 책 한권을 사면서도 아까워한다"며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 만큼 자신을 좀 더 돌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사교육의 효용성이 떨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공부를 잘하고 명문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을 잡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까지는 가능했지만 앞으로도 그럴지 모르겠다"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편 회사가 성남이고, 제 회사는 부천이었어요. 그때가 입사 2년차였는데 회사를 오래다니지 않을 거란 생각에 집을 성남으로 결정했죠. 어떤 집을 살지 크게 고민하진 않았어요."
그 이후로도 집을 통해 돈을 벌 생각은 못해봤다. 그는 "능력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돈을 벌기 위해선 열심히 공부도 하고, 발품도 팔고, 투자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해야하는데 그런 데 소질이 없다는 말이었다. 박 대표는 "무엇보다 집에서는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은 들진 않는다"며 "아무나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금 집에 만족한다고도 했다. 박 대표는 "집 근처에 산이 있어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다"며 "지하철역도 가깝고 크게 불편할 게 없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는 서울보다는 경기도가 좋다고 했다. 서울은 공간의 여유가 적어 밀도가 높고,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방으로 갈 자신은 없다. 도시 속에서 사는 삶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 중간의 타협점이 경기도인 셈이다.
박 대표는 "서울은 일하긴 좋지만 공기, 공간, 여유로움 등 주거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떨어진다"며 "동일한 비용으로 조금 더 좋은 삶의 질, 공간의 여유, 공기 등을 즐길 수 있는 경기도가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아주 넓은 집에 살고 싶은 것도 아니다. 30~40평 정도에 본인의 공부방이 있는 집이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기본적인 것만 갖춰지면 되고 화장실도 하나면 충분하다"며 "너무 넓으면 청소하기만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전원주택에 살거나 집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욕심도 없다. 그는 "부지런한 사람도 아니고, 집을 꾸미고 가꾸는데서 즐거움을 찾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집에 꼭 갖추고 싶은 구성품은 함께사는 사람, 공부방, 침실이다. 함께 사는 사람은 남편과 아이 등 가족이다. 독립된 객체로 인정하고 싶다는 뜻에서 가족 대신 사람으로 지칭한다고 했다. 그는 "함께 살면서 많은 것을 공유하지만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경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직 아이가 어리지만 클수록 부모와의 경계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집은 쉼의 공간. 하지만 해도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 때문에 여성들은 집에서 온전히 쉬기 어렵다고 했다. 이 때문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부방을 갖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여성들에게 가사 노동이 치중됩니다. 아이가 생기면 더욱 미룰 수 없는 일들이 생기고요. 생각과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장소가 필요합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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