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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폴더블폰과 롤러블폰 경쟁 서막 오른다 - IT조선

입력 2020.12.27 06:00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새해 벽두부터 혁신적 디자인 제품 간 경쟁이 첨예하게 펼쳐진다. 대중성을 높여가는 폴더블(접는 형태) 스마트폰에 신흥 주자인 롤러블(마는 형태) 스마트폰이 가세한다. 기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바타입 단말기가 대세였는데,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 도전장을 내밀며 주도권 경쟁에 나선다.

모바일 업계는 다수 스마트폰 제조사가 각자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을 내세워 치열한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아직 개화하는 시장인 만큼 새해에는 더 많은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이 경쟁 대신 각자의 지형 확장에 돌입한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단말기로 시장을 공략하는 셈이다.

미스틱 브론즈 색상의 갤럭시Z폴드2 / 삼성전자
삼성 선두로 오포·비보·샤오미 ‘폴더블 대전’ 참가

26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샤오미와 오포, 비보, 화웨이 등의 중국 제조사와 구글까지 새해 폴더블폰을 출시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폴더블폰 업계 선두주자는 삼성전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폴더블폰 예상 출하량(280만대)의 73%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2019년 갤럭시폴드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상하로 접는 갤럭시Z플립과 좌우로 접는 갤럭시Z폴드2를 각각 선보이며 시장 판도를 쥐었다.

삼성전자는 새해 하반기 갤럭시Z폴드3(가칭)와 갤럭시Z플립2(가칭) 등의 폴더블 후속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각각 가격을 낮춘 라이트 버전을 선보인다. 내부에서 폴더블폰 판매 증대를 고심하고 있는 만큼 내년엔 네 가지 폴더블폰으로 대중화에 힘쓸 계획이다. 폴더블폰 신작에는 디스플레이 내부에 전면 카메라를 숨기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 기술과 S펜이 탑재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15일 자사 뉴스룸 기고문에서 "2021년에는 더 많은 고객이 혁신적인 폴더블 기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폴더블 제품군의 다양화와 대중화에 힘쓰겠다"고 새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포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출원해 승인받은 폴더블폰 관련 기술.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과 닮았다. / WIPO
오포는 이달 트리플(3개) 힌지로 구성된 폴더블폰 시제품을 선보였다. 앞서 9월에는 오포가 세계 지식재산기구(WIPO)에 갤럭시Z플립과 닮은 크렘셸(조개껍데기) 모양의 폴더블폰 관련 특허를 출원, 승인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곧 관련 기술을 토대로 자사 첫 폴더블폰을 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웨이와 비보도 각각 스타일러스펜을 갖춘 인폴딩(안으로 접는 형태) 폴더블폰을 준비 중에 있다. 비보는 2월 WIPO에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며 새해 하반기 출시를 내다보고 있다. 화웨이도 기존에 중국에서만 아웃폴딩(밖으로 접는 형태) 폴더블폰을 내놨지만 새해에는 인폴딩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 체인 컨설턴츠(DSCC)의 로스 영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2021년 하반기에 폴더블폰과 관련해 흥미로울 것이다"라며 "오포와 비보, 샤오미에서 4개 모델이 나오고 구글에서 1개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 롤러블폰 이른 공개 나서나…中 후발 주자도 속속 등장

새해 LG전자를 주축으로 한 롤러블폰 출시 소식도 업계 주목을 받는다. 출시 소식만 무성하던 롤러블폰이 각각 대중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롤러블 시장 첫 주자는 LG전자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롤러블폰 출시 시점을 고심하다가 새해 1월 열리는 CES 2021에서 신제품을 대외로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통상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상반기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새해 MWC가 6월로 미뤄지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LG전자가 선보이는 롤러블폰은 최상급 성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이 이달 선보인 플래그십 AP 신형 ‘스냅드래곤888’을 탑재할 예정이다. 램(RAM)은 8GB에 배터리 용량은 4200mAh일 것으로 보인다.

오포가 선보인 ‘오포 X 2021’ 시제품 / 오포 유튜브 계정
오포는 LG전자보다 앞서 11월 자사 롤러블폰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제품명은 오포 X 2021로 기기 측면을 쓸어내리면 6.7인치에서 7.4인치까지 화면이 확장된다. 시제품이긴 하지만 직접 제품을 대외로 선보이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샤오미는 2019년부터 롤러블폰 출시를 준비해왔다. 미국 특허청과 WIPO 등에 관련 기술을 출원한 상태다. 독창적인 힌지로 화면 주름이 없고 최대 200% 화면 확장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애플 역시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 스마트폰으로 롤러블폰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폴더블 관련 특허를 여럿 등록하고 협력사인 폭스콘에서 시험 생산에 나선 점을 이유로 폴더블폰 생산에 기울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완제품 생산은 롤러블폰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증권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폴더블폰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접히는 부분 선에 민감하다 보니 폴더블폰 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애플이 태블릿 PC와 함께 롤러블 스마트폰에 집중해 삼성전자에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폴더블 대 롤러블…본격적인 경쟁은 아직 ‘시기상조’

모바일 업계는 새해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이 동시에 등장하는 만큼 소비자 눈길이 어느 곳으로 향할지에 관심이 높다. 폴더블폰 대중화를 앞당기는 새해가 될지, 그보다는 롤러블폰의 원년을 기록하는 해가 될지를 주목한다.

일부는 디스플레이를 접는 폴더블 기술보다 말았다 펼치는 롤러블 기술이 상위인 점을 들어 시장이 롤러블폰으로 수렴할 것을 예측한다.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이 대결 구도이기보다는 대체재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모바일 업계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을 같은 크기로 펼쳤을 때 폴더블폰은 선이 생기지만 롤러블폰은 그렇지 않기에 디스플레이 사용성 면에서 롤러블폰이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본다"며 "폴더블폰을 사용했던 사람들이 점차 롤러블폰으로 넘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 롤러블 스마트폰 예상 렌더링 이미지 / 레츠고디지털(네덜란드 IT 매체)
일각에서는 폴더블폰이나 롤러블폰 소재가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로 같은 점을 들어 기술 자체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그보다는 스마트폰 사용성에서 승부가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상수 성균관대 교수(전자전기공학부)는 "플렉시블 올레드(OLED)가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에 다 쓰이기에 기술 자체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이 디자인이나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의 차이로 경쟁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민수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아직 롤러블폰이 시중에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폴더블폰과 어떤 구도를 형성할지 예측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롤러블폰이 실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폴더블폰과 비등할 수도 혹은 뒤처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so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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