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 새해 첫 업무가 시작된 4일 주요 대기업 회장·대표이사들은 신년사에서 “타협하지 않는 집요함으로 변화의 물결에 빠르게 대응해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기업, 산업안전 등 사회적 책임 요구에 부응하는 기업이 되자”고 강조했다. 뜻밖에도 코로나19 충격과 극복에 대한 메시지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4일 온라인으로 열린 삼성전자 2021년
시무식에서 “코로나19로 사회·경제 전반의 변화가 촉진되고 있고, 기술·신사업이 부상하며 기업의 부침도 빨라지고 있고 데이터·인텔리전스 시대로의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변화 물결 속에서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2021년은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원년이 되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또 “인류 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자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자”며,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준법 문화의 정착과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사회적 요구에도 적극 부응해 신뢰받는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자.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닌 필수적인 가치임을 인지해 안전 수칙 준수와 사고 예방 활동에 적극 동참하자”고 당부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지난 3일 울산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분이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진심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회사는 이러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안전한 환경 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사망 사고에 따라 현대차는 이날 예정돼 있던 신년회를 취소했다. 정 회장은 “품질과 안전은 특정 부문만의 과제가 아니다”며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비로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현 에스케이(SK)㈜ 사장은
신년사에서 “시장과 사회의 공감·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기업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희망과 행복이라는 더 큰 가치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장 사장은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기존 투자 지표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기업 가치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시장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에게 확신과 기대감을 주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있어야 한다. 2021년에는 ‘소재, 그린바이오, 바이오, 디지털’을 4대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투자 생태계를 구축해 빠르게 확장시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엘지(LG) 대표이사 회장은
신년사에서 “LG의 고객 가치를 한단계 더 높이기 위해 고객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공감, 집요한 마음으로 고객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구 대표는 “모든 일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고객 감동을 향한 집요한 마음”이라며 “고객이 감동하고 열광할 때까지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집요함으로 작은 것 하나부터 정성스레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고객을 촘촘히 쪼개서 보며 세분화된 고객별로 각각의 니즈(Needs·요구)를 깊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평범하고 보편적인 니즈가 아니라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니즈를 찾아야 한다”며, “고객의 모든 경험 여정을 세밀히 이해하고, 라이프스타일부터 가치관까지 고객의 삶에 더 깊이 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며, 긴 안목으로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들과 경계를 허물고 소통하며,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가자”며 지속성장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인권운동가 안젤라 데이비스의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Walls turned sideways are bridges)는 말을 인용하며 “눈 앞의 벽에 절망할 것이 아니라, 함께 벽을 눕혀 도약의 디딤돌로 삼는 한 해를 만들자”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포스코도 전례 없는 위기를 경험했다”며 “철강산업은 뉴 모빌리티(new mobility), 도시화, 디지털화, 탈탄소화, 탈글로벌화가 가속화되는 메가 트렌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며, “그룹 핵심사업으로 육성중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리튬·니켈·흑연 등 원료에서부터 양극재와 음극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하고,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하여 글로벌 탑티어(top tier)로 도약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서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며 “앞으로 2~3년은 산업 전반의 지형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탄소제로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 경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며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가능경영 역시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책임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위기 극복에 앞장서자”고 밝혔다. 이어 “비대면 환경이 확산하는 때일수록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함께 멀리’의 동반성장경영을 확대하자”고 말했다. 허태수 지에스(GS)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하자”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1년 GS 신년 모임’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 활용은 향후 업무의 필수 요소”라며 “기존 핵심 사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GS가 보유한 유무형 역량을 외부와 협력해 사업을 개선하고 더 키우는 ‘Big to bigger’를 추진하자”고 말했다. 또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등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GS의 투자 역량을 길러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를 만드는 ‘New to big’을 추진하자”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어 “고객의 변화와 필요에서 모든 사업이 시작된다는 고객 중심 사고를 확립하고,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중심이 되는 디지털 전환 구축에 나서자”며 “민첩한(Agile) 조직 실행으로 빠른 실험과 빠른 실패를 장려하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자”고 말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현대중공업지주)는 물론 우리나라 조선산업 전체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며, 임직원들에게 “올해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서거 20주기로, 창업자께서 하신 ‘모든 일의 성패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사고와 자세에 달려 있다’는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고 실천에 옮기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산업부 종합
kyewan@hani.co.kr
0 Response to "“타협않는 집요함으로 고객 감동 주고, 산업안전·사회책임 부응하는 기업되자” - 한겨레"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