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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부, 쌍용차 협력업체 금융지원 확대…정책자금 심사 기준 완화 - 조선비즈

입력 2021.01.17 06:00

‘쌍용차 회생절차→협력사 연쇄위기’ 확산 방지 나서
기안기금 지원프로그램 대상 쌍용차 협력업체 전체로 확대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정책자금 심사 기준도 완화

쌍용자동차(003620)가 최근 11년 만에 법적 회생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정부가 쌍용차 협력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문턱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의 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 대상을 쌍용차 협력업체 전체로 확대하고,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의 지원 심사 기준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자동차의 회생절차로 연쇄 부도가 일어날 가능성을 방지하고, 부품 수급 문제로 쌍용차 공장 가동이 멈추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17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협력업체지원반을 가동하고 쌍용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간 신용등급 등 지원 기준을 부합하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들에도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우선 기안기금 지원 대상을 대폭 늘린다. 기안기금의 협력업체 지원프로그램은 쌍용차 등 원청회사와 상의를 거쳐 지원 대상을 결정했는데, 이때문에 현재 쌍용차 추천을 받은 일부만 신청이 가능했다. 정부는 신청 대상을 쌍용차 하청업체 전체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납품업체는 지난해 기준 219곳으로, 납품액은 1조8000억원이었다. 이는 국내 전체 자동차 부품사의 12.4%에 해당한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뉴스
아울러 기존에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지원 신청을 받던 산은의 ‘힘내라 대한민국 특별운영자금’(중소기업 한도 500억원),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긴급경영안정자금(60억원) 등의 지원 기준도 쌍용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일부 완화할 방침이다. 그간 신용담보 제공이나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등급을 요구하는 등 지원 조건이 까다로워 협력업체가 이를 신청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지급을 받기가 어렵다는 업계의 비판이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기안기금 지원 대상은 기존의 경우 쌍용차의 추천을 받은 업체만 신청이 가능했는데, 이를 쌍용차 협력업체 전체로 늘려 새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라면서 "기존의 힘내라 대한민국 특별운영자금과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프로그램은 쌍용차 협렵업체가 신청하면 최우선으로 승인하도록 문턱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쌍용차 협력업체 금융 지원에 나선 것은 쌍용차의 회생절차 신청으로 부품업체들의 연쇄 도산위기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방산업인 자동차 산업 특성상 완성차 업체의 유동성 위기는 후방산업인 부품업체의 연쇄위기로 이어져 산업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쌍용차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협력업체가 부품 수급을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공장의 정상가동으로 완성차 생산이 지속돼야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016년 4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 모회사 마힌드라의 투자철회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쌍용차는 지난달 2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와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했고, 법원은 쌍용차의 ARS 신청을 받아들여 2개월 간 회생절차개시를 보류하기로 했다. 기간 만료 내 지분 인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이같은 협력 업체 지원은 쌍용자동차의 매각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유력한 지분 매수자인 미국자동차 유통업체 HAAH 오토모티브 역시 현재 쌍용차 인수 조건으로 공장 정상 가동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수급 등의 문제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쌍용차 회생이 더 어려워진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실제 회생절차 신청이 알려지자 일부 부품업체가 납품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부품 공급을 중단했고 쌍용차 평택공장은 지난달 24일과 28일 공장을 멈춰세워야 했다.

다만 정부가 쌍용차에 직접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정부가 특정 완성차 업체를 직접 지원할 경우, 통상 문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특정 산업에 현금 등을 직접 지원한다는 점을 근거로, 다른 국가에서 ‘불공정한 경쟁’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통상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경영난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에 국내 금융권이 약 12조원을 지원했는데, 일본 정부는 "국제적으로 저가 경쟁을 초래했다"며 통상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특성상 완성차 업체가 파산하게되면 연쇄적인 타격이 크다"며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고 회생절차 돌입 여부와는 관계없이 쌍용차 공장 가동 정상화를 위한 부품업체 자금애로 해소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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