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삼성전자 비중을 늘려볼까 하지만 그것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니다. 보통의 경우 펀드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공모펀드에는 단일 종목을 담을 수 있는 비중이 정해져 있다. ‘공모펀드 편입 제한 룰’ 탓에 삼성전자 주가가 치솟아도 펀드 매니저들은 삼성전자를 더 담지 못하고 멀뚱멀뚱 쳐다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펀드 매니저는 "주가가 너무 올라 삼성전자를 더 사들이기도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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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공모펀드는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펀드 내 특정 종목 비중이 전체 운용자산의 10%를 초과해선 안 된다. 예외적으로 주식 시장 시가총액의 10%를 초과하는 종목은 해당 시가총액 비중만큼 투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코스피지수 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까지 담을 수 있다.
이런 공모펀드 편입 제한 룰은 액티브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에게 ‘운용 족쇄’가 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고공 행진하는데도 삼성전자를 더 담지 못하는 이유도 해당 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보통주 23.16%, 우선주 2.96%로 총 26.12%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005935)를 합쳐 펀드 내 비중이 26.12%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한 펀드 매니저는 "시장 벤치마크(BM) 대비 초과 성과를 추구해야 하는데,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다 보니 삼성전자에 소위 ‘올인’한 투자자보다도 수익률이 못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 중 전체 액티브주식펀드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7.92%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수익률은 약 50%, 전체 패시브주식펀드는 약 37.67%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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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 내에서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액티브 펀드보다 삼성전자를 더 큰 비중으로 담게 된다. 이로 인해 최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 랠리에서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수익률이 더 좋을 수 밖에 없다.
최근 들어 줄을 잇는 펀드 환매도 매니저들에게는 골칫거리다. 강세장이 이어지자 직접투자를 위해 펀드를 환매하는 투자자가 늘어났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주식 전체 562개 펀드에서 설정액은 최근 1개월 사이에 9261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 하루에만 1050억원이 줄어들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를 환매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게 되면 펀드 매니저들은 펀드가 담고 있는 주식을 일정 비율씩 팔아서 환매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기존에 저렴하게 담았던 삼성전자도 어느 정도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수익이 더 안 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펀드 매니저는 "비중 제한 내에서 삼성전자를 더 담을 수 있는 펀드라고 하더라도 삼성전자가 최고가를 기록한 이 시기에 종목을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게 맞느냐는 밸류에이션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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