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IT큐레이션] 엑시노스, 그리고 파운드리 나비효과 - 이코노믹리뷰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CES 2021이 한창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2100'을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최신 모바일AP 설계 기술이 적용되어 CPU, GPU 성능이 각각 30%, 40% 이상 향상됐으며, 온디바이스 AI (On-Device AI) 성능도 크게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100은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을 키우는 한편 파운드리 역량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엑시노스 2100. 출처=삼성전자
엑시노스 2100. 출처=삼성전자

엑시노스 2100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100은 5나노 공정 제작 모바일AP 최초 5G 모뎀 통합칩으로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S21에 들어갈 전망이다.

영국의 암과 협력해 최대 2.9GHz로 구동되는 고성능 코어텍스(Cortex)-X1 1개, 코어텍스-A78 3개, 저전력 코어텍스-A55 4개를 탑재하는 '트라이 클러스터(Tri-Cluster) 구조'로 설계됐다. 멀티코어 성능은 이전 모델에 비해 30% 이상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최신 암 말리(Mali-G78)이 그래픽처리장치(GPU)로 탑재되어, 이전 모델 대비 그래픽 성능이 40% 이상 향상됐으며 온디바이스 AI 기능가 강해졌다.

최대 2억 화소 이미지까지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ISP를 지원하며 5G 모뎀이 내장돼 저주파대역(서브-6, Sub-6)은 물론 초고주파대역(밀리미터파, mmWave)까지 주요 주파수를 모두 지원한다.

이에 맞서는 퀄컴은 지난해 12월 테크 서밋을 통해 스냅드래곤 888을 공개한 바 있다. 스냅드래곤 888역시 5나노 공정으로 제작됐으며 퀄컴 크라이오680 CPU 성능을 최대 25% 향상시키고 최대 2.84GHz의 최고 주파수를 구현하며, 암의 코어텍스(Cortex)-X1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상용 CPU 서브시스템으로 구성된다. 퀄컴 아드레노 660 GPU는 전작 대비 최대 35% 빠른 그래픽 렌더링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스냅드래곤 888이 소개되고 있다. 출처=퀄컴
스냅드래곤 888이 소개되고 있다. 출처=퀄컴

모바일 AP 시장의 흐름
현재 모바일 AP 시장은 스냅드래곤 퀄컴의 존재감이 여전히 강력한 가운데 엑시노스의 삼성전자가 빠르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 1위는 33%의 점유율을 가진 퀄컴이며 2위는 25%의 미디어텍, 3위는 14%의 삼성전자다.

대만 미디어텍이 중저가 라인업에 들어가는 모바일 AP를 주로 제작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프리미엄 모바일 AP 시장은 퀄컴과 삼성전자의 대결로 좁혀진다.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 888을 갤럭시S21의 해외 라인업에 배치하는 등 협력의 틀을 강화하는 한편 엑시노스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고 있다. 갤럭시S20에 엑시노스를 채택하지 않으며 한 때 삼성전자가 모바일 AP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삼성전자는 5나노 공정 모바일 AP 전략을 강하게 틀어쥐며 힘있는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공개한 엑시노스 1080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역시 5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 엑시노스 1080은 중저가 모바일 AP에 속하며, 샤오미 스마트폰 탑재가 이뤄진 상태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에 출시된 프리미엄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2100은 5나노 모바일 AP 시대에서 나온 삼성전자의 승부수인 셈이다.

엑시노스 1080 중국 공개 행사 포스터. 출처=갈무리
엑시노스 1080 중국 공개 행사 포스터. 출처=갈무리

AMD라는 확실한 우군의 역할도 눈길을 끈다. 최근 자일링스 인수를 통해 인텔과의 일전을 선언한 AMD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전략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19년 6월 두 회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가운데 당시 AMD 리사 수 CEO는 "PC, 게임 콘솔, 클라우드와 고성능 컴퓨터시장에서 최신 라데온(Radeon) 그래픽 기술의 채용이 늘고 있다”며,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고성능 라데온 그래픽 솔루션을 모바일 시장으로 확장하고 이에 따라 라데온 사용자 기반과 개발 생태계도 확대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AMD의 강력한 GPU 기술이 삼성전자 엑시노스의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12일(현지시간) 엑시노스 2100을 소개하며 AMD의 GPU 기술을 활용하는 새로운 엑시노스의 등장을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AP에서 말리의 GPU를 쓰고 있으나 그 성능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연장선에서 엑시노스에 AMD의 GPU가 들어갈 경우 시장은 그 자체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이 파운드리 현장을 찾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파운드리 현장을 찾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들썩들썩
삼성전자는 AMD와의 GPU 협력 등 다양한 가능성 타진에 나서는 한편 스냅드래곤과의 퀄컴과 모바일 AP 시장에서 대립하거나, 혹은 협력하는 방식으로 엑시노스 영토를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엑시노스 1080을 통해 중저가 모바일 AP 시장에 5나노 공정의 '색'까지 입힌 가운데 파트너사 확보에도 열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자연스럽게 엑시노스의 영토가 넓어질수록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략도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TSMC와 함께 '유이'하게 5나노 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다. 이런 가운데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 전량을 수주했으며, 이번에 엑시노스 2100까지 소화하기 시작하면 상당한 수준의 매출 증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파운드리 존재감 강화에 나서며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 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며 주로 파운드리를 통한 강력한 드라이브에 방점이 찍혔다. 지난해 10월 오스틴 공장 인근 258에이커 부지를 매입해 현지 파운드리 시장 인프라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선봉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섰다. 퀄컴, IBM 등 다수의 파운드리 물량 수주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으며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과 함께 버닝크 CEO의 안내를 받아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공장도 방문해 EUV 장비 생산 현황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첫 일정으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등과 함께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후 반도체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7나노 공정 제작을 포기한 인텔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물량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화웨이를 버리고 미국 팹리스들과 밀월을 맺은 TSMC가 인텔의 물량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TSMC는 파운드리 시장 활성화에 확보한 물량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전자가 인텔의 물량을 의외로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Let's block ads! (Why?)

소스 뉴스 및 더 읽기 ( [IT큐레이션] 엑시노스, 그리고 파운드리 나비효과 - 이코노믹리뷰 )
https://ift.tt/2MOjpGb
비즈니스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IT큐레이션] 엑시노스, 그리고 파운드리 나비효과 - 이코노믹리뷰"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