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 힘싣는 LG전자, 폰사업 '오리무중'
MC본부, 6년째 적자...신성장동력 확보 절실
[팍스넷뉴스 설동협 기자] LG전자가 최근 전장 사업 확대에 나섰다. 기존 인포테인먼트, 램프 부품 등에 이어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부문까지 영역을 넓혔다. 완성차량을 만들지 않을 뿐 사실상 자동차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들은 모두 만들어 내겠단 심산이다. 시장의 기대치도 커 보인다. 앞서 12년 만에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전장 사업의 성장 동력을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내년 상반기 롤러블 스마트폰 공개를 앞두고, 올해 선발 투수격으로 선보였던 '벨벳', '윙' 등이 큰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 VS본부, 적자에도 장밋빛 전망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확보하기 위해 2013년 VS 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다만 매년 투자 비용 대비 적자 기조를 이어오면서, 스마트폰 사업부에 이어 LG전자의 '두번째 아픈손가락'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VS본부의 실적은 인포테인먼트 부문이 좌우해 왔다. 전체 매출의 70%가량이 이곳에서 나온다. 나머지 30%가 ZKW를 포함한 기타 부품 사업에서 발생한다. ZKW는 2018년 LG 그룹차원에서 사들인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제조업체다. 인포테인먼트 부문에 쏠려 있는 매출의존도를 낮춰 VS본부의 수익안정성을 확보하고, 성장동력에 힘을 싣기 위한 차원이다.
실제로 ZKW는 인수 직후부터 꾸준히 흑자기조를 유지해 왔다. 올해 2분기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완성제조차량들의 공장 셧다운 탓에 순이익이 다소 주춤했으나, 하반기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부품 사업은 비교적 흑자 기조를 이어왔으나, 인포테인먼트 부문의 비용이 큰 탓에 전체 실적은 적자를 그려온 셈이다.
LG전자가 최근 들어 합작법인 설립에 나선 배경도 '인포테인먼트 매출 비중 줄이기'에 일환으로 볼 수 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이번 합작 법인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중앙정보창) ▲헤드램프 등 부품 분야 ▲동력전달장치 등 모터 부문으로 미래 먹거리를 위한 포트폴리오가 더욱 세분화될 예정이다. VS본부가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시장에서 이른 시일 내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완성제조차량 업체들의 공장 셧다운이 해제되면서 전장 부품 수요가 회복세로 본격 돌아선 부분도 시기적으로 실적 반등하기에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VS본부는 세계 유수 부품 기업인 ZKW와 마그나 사의 기존 고객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주량 확대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에도 ZKW를 통해 국내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포르쉐,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 포드, 캐딜락 등 완성 제조차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상태다. 특히 최근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향후 LG전자와 부품 공급 계약에 대한 가능성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VS사업부 매출의 대부분이 인포테인먼트 관련 매출이었지만 최근 부품부문 매출 비중이 점차 증가해 전체 매출의 40% 가량까지 끌어 올린 상태"라며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LG전자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대한 성과가 서서히 가시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MC본부, 지속적자에 미래도 불투명
VS본부와 달리,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본부는 여전히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있다. MC본부의 지난 22분기 동안 누적손실액 규모는 약 4조원. 2000년대 중후반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성기를 누렸던 MC본부이기에 LG전자로서는 더욱 씁쓸하기만 하다.
실제로 2000년 후반에만 하더라도 MC본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1조5400억여원에 이른다. 당시 출시하는 휴대폰 마다 흥행을 이어갔다. 그러나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으로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던 시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2013년 'G2', 2014년 'G3'가 나란히 인기를 끌면서 제2 전성기를 누리는 듯 했으나, 2015년 출시된 'G4'부터 판매량이 급감했다. MC본부가 적자의 늪에 빠지게 된 경위다.
MC본부는 현재 비용절감에만 주력하는 모습이다. 앞서 국내 평택 스마트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데 이어, 최근 들어선 ODM 조직 확대에도 나섰다. ODM은 주문자가 제품 기획부터 개발, 생산까지 모두 담당해 비용 절감을 최대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적자폭을 줄여보겠단 심산이다.
문제는 '성장 동력'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로 접어들면서 LTE때와는 달리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는 듯 했으나, 이렇다 할 만한 성과가 부재한 상태다. 흔히 스마트폰 시리즈는 매년 세대를 거듭해 해당 단말기만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을 구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LG전자가 최근 내놓는 5G 스마트폰은 일종의 '컨셉폰'에 그치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들어선 LG벨벳, LG윙을 잇달아 선보였으나 국내 판매량은 예상보다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물론 해당 단말기의 후속작 출시도 불투명하다.
MC본부의 남은 구원투수는 '롤러블 스마트폰'이다. 폴더블 스마트폰과는 또 다른 '뉴폼팩터'라는 점에서 흥행 요소를 갖췄다는 평가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 상반기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롤러블 스마트폰 출고가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각에선 이마저도 일회성 컨셉폰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MC본부 내 기존 인력마저 VS본부로 전환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선 현재의 인력으로는 한계가 따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력을 늘릴 가능성은 현재로선 미지수다.
결과적으로 보면 MC본부의 사이즈는 줄이고 있는 추세인데, 신형 단말기가 '대박'을 치기만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MC본부의 구체적인 미래먹거리 확보가 절실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뉴폼팩터 시장은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1세대 스마트폰 출시에서 큰 흥행을 기대하기에는 가격, 인지도 등에서 소비자들이 개방적으로 다가가기엔 한계가 있다"며 "폴더블 스마트폰 또한 이제 막 태동기에 불과하고, 롤러블이라는 폼팩터도 후속작 등이 지속되야 신규 공급자들이 참여해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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