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우리銀·국민銀
새해부터 대출 속속 재개
농협은행, 우대금리 원상복구
고소득 대출은 여전히 통제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가운데 가게 곳곳에 임대 문의 문구가 붙어 있다. 은행들이 새해부터 신용대출을 재개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신한은행은 지난달 중순부터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 등의 비대면 대출 접수를 중단했고, 23일부터는 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모든 신용대출의 접수를 멈췄다. 새해 첫 영업일인 오는 4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취급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4일부터 대출을 취급한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했고, 22일부터는 2000만원이 넘는 모든 신용대출을 막는 ‘초강수’를 둔 바 있다.
우대금리(대출이자 할인)를 없앴던 조치를 원상복구하는 은행도 있다. 우대금리를 없애면 ‘금리 인상 효과’가 생겨 대출 총량이 억제되는 경향이 있다. 농협은행은 4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1.0%에서 1.4%로 높인다. 신용대출에선 0~0.25%까지 조였던 우대금리를 0.8~1.2%로 되돌리기로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주택 관련 대출에 적용하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을 한시적으로 강화한 조치는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개인별 DSR 100%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작년 11월 초부터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간 소득의 80%를 초과하면 대출해주지 않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신용대출 재개 날짜를 저울질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중단했던 비대면 상품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이달 시작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하나원큐 신용대출의 취급 재개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 재개는 금융당국과의 ‘교감’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대출을 죄기만 하려는 당국의 기조가 다소 변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가계대출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에 작년 10월부터 부여한 월간 잔액 증가 한도 2조원을 완화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작년 말에도 가계대출을 계속 억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서민의 돈줄까지 막히는 부작용이 생기면서 새해 들어 금융당국의 입장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신용자 대출과 고액 신용대출을 죄려는 정부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별로 1억원이 넘는 고액 신용대출 현황을 매일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고, 고신용자 대출을 해주지 말라는 정부 논리는 금융의 기본에 반하는 것”이라며 “결국 은행의 부실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훈/박종서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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