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소장 “기존 백신 부스터샷 맞으라”
남아공서도 접종자가 덜 아프고 회복 빨라
모더나 등 내년 3월 새 백신 임상·승인 예상
당국 “새 백신 필요하면, 변경 백신 옵션조항”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지난 1일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부부가 지난 10월28일 모더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돌파감염에 대한 우려와 기존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기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경우, 오미크론에 감염되더라도 중증화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회복도 빠르다면서 추가접종(부스터샷)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일(현지시각) 기존 백신이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에도 보호 효과를 낼 것으로 믿는다면서 “당장 백신을 맞으라”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 내 오미크론 감염자 첫 확인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게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이렇게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경험으로 볼 때, 백신이 델타 변이를 겨냥해 만들어진 게 아니더라도 충분히 높은 수준의 면역 반응을 갖게 되면 겨냥하지 않은 변이에 대해서도 스필오버(파급) 보호를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오미크론에 관해 많은 데이터가 없더라도 부스터샷(추가접종)으로 얻을 그런 종류의 면역력 증가가 최소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 이유”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에 특화된 백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에도 “‘그런 백신이 나오는지 지켜보자’고 말하는 게 사람들이 하는 실수”라며 “부스터샷 접종 자격이 되면 당장 맞으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면역 회피 정도와 재감염·돌파감염에 관한 과학적 분석은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현재로썬 기존 백신을 (추가)접종하는 것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가장 주요한 방법일 것이라고 진단한다. 오미크론을 첫 보고한 안젤리크 쿠체 남아공의사협회장도 지난달 30일 <에스비에스>(SBS)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역시 델타 변이와 마찬가지로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증상도 덜하고 회복도 빨랐다”고 말했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백신에 대해 내성을 갖고, 감염예방 효과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최근 <한겨레>에 “델타 변이 이전에는 화이자 백신의 감염예방효과가 90%을 넘었는데 델타 변이 등장 이후 70%대로 감소했고, 80% 정도 감염예방효과가 있었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도 델타 변이 이후 효과가 크게 감소했다. 델타 변이 보다 더 큰 변이(오미크론 등)가 있다면 결국 백신의 보호효과도 떨어지고 돌파감염이 늘어나 기존 백신이 무력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모더나사 등은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부스터샷을 개발해 이르면 내년 3월 임상시험과 승인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에머 쿡 유럽의약품청(EMA) 청장은 지난달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EP) 환경·공중보건·식품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항력이 있는 백신을 3, 4개월 내로 승인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의) 접종 회피 효과가 크다면 새로운 부스터샷 개발 작업이 필요한데, (아직 오미크론의) 특성과 (새로운 백신) 필요성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오미크론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입증되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손 반장은 다만 “내년 백신 (물량을) 계약할 때 새로운 백신이 필요할 경우, 변경·개량된 백신을 가지고 협의하도록 옵션 조항이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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