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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라인’ 개인정보 유출 논란…“해외사업에 다 걸었다”던 이해진 시험대 - 조선비즈

입력 2021.03.18 11:31 | 수정 2021.03.18 11:40

"中서 日 라인 대화, 개인정보 열람"
日 정부 "개인정보보호 위반 여부 조사 중"
라인 "실제 개인 정보 유출 사실 없다"
쇼핑·검색 패권 노리던 라인 ‘빨간불’
지난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출석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조선DB
일본 정부가 현지 메신저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해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을 조사한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은 전날 아사히신문, NHK방송 등 현지 언론을 통해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중국에서 접근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최근 일본 시장 본격 공략을 위해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과 통합법인 ‘Z홀딩스’를 출범하며 승부수를 띄웠던 이해진 라인 회장(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은 이번 의혹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8일 현지 언론을 종합해보면, 라인의 시스템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중국 계열사의 엔지니어 4명은 2018년부터 사용자가 부적절하다고 신고한 메시지와 함께 사용자의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저장된 일본 서버에 최소 32차례에 걸쳐 접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이 불안을 느낄 수 있다는 취지의 보도가 현지에서 이어졌다.

문제가 된 일본 서버에는 한국 라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도 저장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라인은 일본·한국에서 서버를 운영 중이다. 현지에서는 사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일본이 아닌, 한국에 일부 저장되는 것을 두고도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감독하는 일본 정부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아직 라인이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밝힐 수 없으며,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 지난해 6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라인이 데이터가 전송되는 국가를 사용자에게 명시해야 함에도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이 국가가 최근 일본의 우방국인 미국과 기술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라는 점에서 현지 사용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재팬타임스는 한 전문가를 인용해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이용자 동의 없이 해외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큰 문제다"라면서 "특히나 중국 공산당이 주도하는 정부가 일본보다 더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 신고가 된 메시지를 중국에서 모니터링하도록 허용한 것은 매우 나쁘다"라고 지적했다.

라인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일부를 라인의 글로벌 거점에서 개발·운영 등 필요에 따라 접근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사용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은 전혀 없으며,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은 2년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2022년 6월까지만 고지하면 되는 만큼 이를 시행하기 위해 현재 작업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종합해보면, 라인의 개인정보 운영·관리가 당장 법적으로 저촉된 것이 아닌데도 현지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반중(反中)·반한(反韓) 정서가 크게 작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라인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태어난 라인은 폭발적으로 사용자 수를 늘리며 네이버의 일본 진출 첫 성공 사례가 됐다. 이해진 회장이 ‘혼이 담긴 서비스’라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개발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현재 일부 일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등록등본이나 수당 등을 라인을 통해 신청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약 시스템을 제공하기도 하는 등 사회 인프라로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량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오가는 만큼 보다 엄격히 관리돼야 한다는 현지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라인은 전 세계적으로 1억86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은 일본이 점유하고 있다.

올해 라인 서비스 10년을 맞아 이 회장은 현지 검색서비스 1위인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과 손잡으며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1일 통합 신설법인 Z홀딩스를 출범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 두 차례 네이버재팬을 통해 일본 검색시장에 도전했던 이 회장이 이번에는 직접 검색 서비스를 내놓는 대신 현지 포털 공룡과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전날 네이버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명회에서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는 검색 기반으로 비교·결제 등 연결을 강화하고 자체 결제 솔루션을 통해 구매 완료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커머스(전자상거래)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검증된 스마트스토어 플랫폼을 가지고 한국보다 소매 시장이 3배 큰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Z홀딩스는 큰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구글 검색엔진을 사용 중인 야후재팬이 차츰 네이버로 검색엔진을 교체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핵심 지렛대라고 할 수 있는 검색 패권마저 일본에서 실현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것이다. 이는 이해진 회장의 오랜 도전과제이기도 했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한 정서가 강하고 국수적 경향이 짙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서비스 중인 한국 제품이 ‘라인’이다"라면서 "워낙 많은 개인정보가 오가는 메신저인 만큼 현지에서 불안해할 수 있고, 보안 영역에서 ‘반드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는 경우의 수는 없는 만큼 라인은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현지 사용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인정보보호, 서버 관리를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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