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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공항' 4600만명?…"여기가 중국이냐" 말 나오는 이유 [신현보의 딥데이터] - 한국경제

[신현보의 딥데이터 46]
가덕도신공항 예측수요 & 세계 공항 수요 비교분석

부산시, 여객 4600만명·화물 99만톤 전망
전세계 공항중 여객 40위·화물 20위권 해당

여객, 런던 개트윅 공항과 맞먹는 수준
인천공항과 비교하면 65%
국토부도 "지나치게 낙관적" 지적

부산 가덕도(사진 오른쪽)와 부산항 신항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산 가덕도(사진 오른쪽)와 부산항 신항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 이후 이 공항의 경제성을 놓고 논쟁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부산시가 이 공항의 연간 수요를 장기적으로 여객 4600만명, 화물 99만톤으로 추정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국내민간항공기구(ICAO)가 제시한 아시아 지역 성장 전망치를 토대로 2056년 부산의 국제·국내선 항공 여객 수요를 각각 4604만명, 1042만명"으로 예측했다. 부산시가 "김해공항은 880만명이 이용해 이미 포화상태"라고 주장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 국제선 수요는 대부분 가덕도신공항이 떠안게 된다는 논리다.

부산시 예측대로라면 전세계 공항 중 가덕도신공항의 여객 수는 40위권, 화물은 20위권으로 세계 주요 공항 수준에 달하게 된다. 여객수를 외국 주요 공항과 비교하면 영국 런던의 제2관문인 개트윅 공항, 중국 시안 센양 공항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수와 비교하면 약 65% 수준에 달한다. 화물 취급량은 미국을 대표하는 뉴욕의 JFK공항이나 일본의 하네다 공항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국내 인구 감소 추세 등을 감안하면 부산시의 예측이 과도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구 수준을 놓고 보면 중국의 웬만한 성도(성 소재 도시) 정도 돼야 가능한 수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시 예측대로라면…
여객은 세계 40위권, 화물은 20위권
2019년 세계 공항별 승객 수. 부산시의 가덕도신공항 국제선 연간 여객 수요 추정치(4600만명)는 2019년 기준 세계 40위권 수준이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2019년 세계 공항별 승객 수. 부산시의 가덕도신공항 국제선 연간 여객 수요 추정치(4600만명)는 2019년 기준 세계 40위권 수준이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2019년 세계 공항별 화물(톤) 수송. 부산시의 가덕도신공항 연간 화물 수요 추정치(99만톤)는 2019년 기준 세계 20위 중반에 해당한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2019년 세계 공항별 화물(톤) 수송. 부산시의 가덕도신공항 연간 화물 수요 추정치(99만톤)는 2019년 기준 세계 20위 중반에 해당한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부산시는 가덕도신공항 설명 자료를 통해 2056년 가덕도신공항의 국제선 여객을 연간 4600만명으로 추정했다. 한경닷컴 뉴스랩이 국제공항위원회(Airports Council International)의 전세계 공항 트래픽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이는 2019년 기준 인천공항(7120만명)의 65%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이는 영국의 개트윅(4658만명), 미국 뉴어크 리버티(4634만명), 스카이하버(4629만명), 마이애미(4592만명)와 맞먹는 수준으로 현재 상황으로 전세계 40위권 수준이다.

부산시는 최근 국토부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이 제시하는 연평균 화물 증가율을 반영할 경우, 가덕도신공항 화물 수요도 2060년 99만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또한 국제항공위원회에 자료에 따르면 세계 20위 중반 수준으로 2019년 화물 기준 미국 8위인 인디애나폴리스 국제공항(92만톤) 보다 많다.

부산시 측은 "가덕도신공항 수요는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의 성장률 예측과 정부의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서 제시된 성장률을 근거로 산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줄곧 "과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의 여객 및 화물 수요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지침과는 달리, 매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제로 방법론을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부산시 예상치는 김해신공항 예타 보다 여객은 2.4배, 화물은 최대 90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따라 사전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이때 수요 예측도 다시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4600만명이라는 숫자는 학계와 정치권에서도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012년 신공항을 비판하다가 생각을 바꾼 근거로 "부·울·경의 항공 수요가 2056년엔 4600만명으로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러자 당시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2056년 부·울·경 인구가 650만명으로 예측되는데, 모든 시민들이 일년에 7번씩 비행기를 탄다는 소리"라며 "말도 안되는 숫자를 끌어 오는 거 보니 과학, 통계와는 담을 쌓은 분들임을 확인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여론도 '반대'가 한달간 10%P↑
무리한 수요 예측과 특별법 통과로 사업에 탄력이 붙자, 재정에 대한 우려는 급증하고 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난 15일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여야가 경제적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예타 면제 특별법을 추진했다면서 정치권의 재정운영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요즈음처럼 재정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가채무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층 더 보수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갤럽 3월 2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은 47%로 찬성(29%) 입장 보다 20%포인트 가량 많았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한달 전보다 반대가 늘었다"며 "찬성은 4%포인트 줄고, 반대는 10%포인트 늘어 차이가 커졌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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