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특히 의지를 보인 곳은 안전진단이 미뤄져 재건축이 늦어진 노원구 상계동, 양천구 목동이다. 오 후보는 "이 두곳이 안전진단을 지연시켜 재건축이 늦어진 대표적인 곳이다"며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문제를 안전진단으로 시비 걸어 미룬다"고 꼬집었다. 작년 6·17대책 이후 안전진단기관 선정 주체는 자치구에서 시·도로 변경됐다. 때문에 서울시의 의지만 있다면 안전진단을 서두를 수 있다. 그는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은 재정비 결정고시를 지연시키는 중이다"며 "이것도 마음만 먹으면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를 열어서 풀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비계획이 수립됐음에도 이를 결정고시 해주지 않는 행태에 대해 비판을 이어갔다. 오 후보는 "단지 내 결정고시를 해주지 않는 사례도 여의도 시범아파트, 공작아파트 등 여기저기 많다"며 "광진구 자양동도 있고 강남구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같은 경우는 단지 내 재정비계획 세우는 건 한달 내 가닥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는 2017년 12월 기존 49층 정비계획 안을 35층으로 수정해 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했으나 보류 결정을 받은 이후 재심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3930가구 대규모 단지로 2018년 3월 서울시에서 요구한 국제설계공모를 거쳐 설계안을 선정했는데도 도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원순 전 시장이 해제한 뉴타운에 대해서는 재지정 요건을 완화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재지정 요건을 완화해서 주택노후도, 호수밀도, 접도율 같은 기준을 원상으로 회복시킬 것이다"며 "(뉴타운 해제 뒤) 시간이 흐르면서 조건을 채우기 어려워진 부분도 기준을 완화해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준·이축복 기자
"민주당 시의원들도 원하는 일"
-서울시의 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101명인데 시장이 되더라도 운신의 폭이 좁을거란 우려가 있다. 민주당 소속 모 시의원은 SNS에 "(오 후보가) 재건축사업 방침을 바꿔 주택공급을 수만세대 늘리려면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거쳐야만 한다"라고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런거 저런거 다 알면서 민주당 시의원들이 (재건축·재개발을) 막고 있었다는 생각밖에는 안든다. 도계위에 들어간 시의원들께서 합리적인 결정을 해줄 걸로 믿는다. 이게 다 생활민원이다. 해당 지역의 시의원·구의원들은 직접 압박을 받는 내용들이다. 서울시가 국토교통부 방침을 따르느라 억제해놓는 지역이 많다. 주민들은 고통스럽다. 내년엔 시의원 분들도 지방선거 치뤄야 한다. 동네 현안을 해결 안하고 어떻게 선거를 치루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저같은 의지있는 시장 되면 협의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
-한강변 35층 규제나 용적률 규제를 풀려면 조례개정이 필요한 것 아닌가.
=정확히 말하자면 35층 규제는 서울 시장의 방침으로 가능하다. 용적률을 푸는 건 시의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그래도 걱정을 많이 안하는 게 이것들은 보편적으로 많이 접수되는 지역 민원들이기 때문이다. 대화를 하면 풀릴 문제다. 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제한도 풀겠다고도 공약했다. 이것도 높이 규제를 푸는 것이라 시의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강북 노후지역의 보편적인 민원이다. 이것도 동의할 시의원들 많을거다. 제가 들어가면 하나하나 실타래 풀듯이 그분들 만나서 "지역 민원 있는거 아니냐, 주택가격 안정시키기 위한 공급해야 하는거 아니냐, 서울에 공급늘릴 대규모택지가 있느냐"고 설득하겠다. 합리적 대화만 되면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다.
-원래 2종은 12층까지 올릴 수 있는데 서울시가 7층으로 막은건가.
=법적 근거도 없다. 서울시가 다른시도와 비교해서 훨씬 엄격히 제한하는 거다. 불합리한 규제다.
-박원순 전 시장이 뉴타운 해제 요건을 완화했다. 이걸 다시 원상복구시킬 생각이 있나.
=이미 공약을 했다. 재지정 요건을 완화해서 주택노후도, 호수밀도, 접도율 같은 기준을 원상으로 회복시킬 것이다. 이런건 조금만 강화해도 일이 진행이 안된다. 안전진단 기준을 조금만 강화해도 진척이 안된다. 전부 원상회복 하겠다. (뉴타운 해제 뒤) 시간이 흐르면서 조건을 채우기 어려워진 부분도 기준을 완화해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한강 르네상스가 시장 재직 때 역점 사업이었다. 당시 기부채납 비율이 최고 40%로 정해져 조합에서 반대했는데 2차 한강 르네상스는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당시 반대가 조금 있었다. 원래 한강르네상스 기본 개념은 복원과 창조다. 복원은 자연성 회복이다. 이게 그냥 되는 건 아니다. 나무심고 잔디심고 자연공간 늘려야 한다. 이걸 시민들이 다 즐길수 있어야 한다. 높이 규제를 푸는 대신, 50층 까지 푸는대신 공평하게 해야한다. 만약 압구정에 이걸 풀어준다면 강북쪽이 박탈감 느끼고 왜 그곳만 혜택을 주느냐는 여론이 있을수 있다. 충분한 기부채납을 받아서 자연 공원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압구정동 주민들도 이용하고 서울시민들 모두가 누릴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된다. 높이 규제와 기부채납을 교환해서 윈윈하자는 것이다. 조합은 경제성 생겨서 일이 수월해지고 시민들은 녹지 접근 기회가 높아지는 거다. 그때 주민분들이 땅을 내놓는 것에 거부감이 있으셨다. 그 때 협의에 응했으면 지금 진도가 나가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를 하신다고 한다. 가슴열고 대화해서 시민들과 지역주민들 도움되는 안을 도출하겠다.
-2·4대책은 LH사태로 이미 빛이 바랜는데 2·4 대책 때 나온 공공직접시행과 민간재건축 재개발·관계는 어떻게 설정할건가.
=일단 들어가서 정확히 파악해볼 것이다. 공공주도 정비에 참여하면 여러 인센티브 제공하겠다고 하는데 문제는 개발이익 30% 늘린다는 게 사탕발림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30% 이익을 더준다는 기준이 없다. 전문가들도 다 의문이다. 또 문제는 투기 사태 때문에 LH가 신뢰를 상실했다. 공공직접시행 재개발·재건축은 조합이 일단 소유권을 LH·SH에 넘기는 것 아닌가. 그러고 나서 사업을 5년 안에 끝내 주겠다는 건데 과연 땅투기 LH를 믿고 기존의 조합들이 해줄것인가. 어려워졌다. 공무원들이 강제해서 민간에서 공공트랙으로 전환 시키는거면 바람직하지 않다. 들어가서 정부의 진의가 뭔지, 조합장들의 뜻이 어디 있는지 보고 결정하겠다.
-재임 시절 중 역점사업으로 장기전세주택이 있었다. 이 물량을 더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장기전세 쉬프트는 한번 들어가면 20년 거주할 수 있는 장기 임대주택이다. 무주택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평형이 10~ 40평대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내가 시장일 때 5년간 1만5000가구 이상 공급했다. 박원순 전 시장 때 점차 물량 줄어서 결국 15년 동안 공급한게 총 3만3000가구였다. 박 시장이 똑같이 했으면 괜찮은 주택상품으로 남았을건데 뼈 아프다. 이게 왜 좋냐면 신혼때 들어가서 재산 축적해서 아이 대학들어갈 때 나갈수 있다. 그때 내집 마련해서 나가면 딱 맞다. 소셜믹스라 장기전세가 어느 집이고 분양받은 집이 어디인지 모른다. LH나 SH는 이것 때문에 빚이 늘었다고 엄살을 떤다. 주택가격이 2~3억원 일때 장기전세를 시작한건데 지금은 집값 4배가 올랐다. 3만3000가구를 얼추 계산해도 15조원 정도 된다. 5년뒤부터는 20년 기한이 돌아온다. 그때부터는 팔아도 되고 다음분이 들어와 장기전세 살아도 된다. 늘어난 자산 절반만 팔아도 더 좋은 주택공급 재원으로 충분하다. 지금 SH는 속으로 웃고 있을거다. LH는 당시 변창흠 사장(현 국토부 장관)이 이걸 적대시해서 안했다. 10조원 이상 돈벌 기회를 놓쳤지. SH는 5년 뒤부터 재원이 많이 쌓일거다. 계속해서 물량 늘리겠다.
[김태준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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