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구 및 인테리어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직 등으로 인한 가처분소득 감소 탓이다. 이케아만 해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5% 감소한 11억 유로에 그쳤다. 최근 10년 래 최저치다.
국내는 대조적이다. 리빙 산업은 전에 없던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대리바트, 한샘 등 가구 업체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을 정도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e커머스(전자상거래)에 뺏긴 패션을 대신해 리빙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본점에서 시작하는 ‘홈스타일링 서비’는 정리 수납의 신(新)으로 불리는 유명 컨설턴트를 비롯해 해외 명품 디자인너, 드라마 세트 전문 스타일리스트, 홈스타일링 분야 인기 유튜버 등 4명의 전문가와의 협업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일종의 프라이빗 버블(private bubble, 사생활 보호 구역)의 확장이라고 진단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이 길어지면서 자신만의 공간을 집에 구현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은 4층을 최신 유행 흐름을 담은 리빙 큐레이션인 ‘디텍터스 아카이브’로 꾸몄다. 약 600㎡ 의 이 공간엔 북유럽 스타일 가구 편집숍인 ‘이노메싸’, 신진 디자이너부터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가구·소품을 선보이는 편집숍 ‘아키타입×챕터원(Chapter 1)’,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자체 라이프스타일 편집 매장인 ‘HBYH’ 등이 입점돼 있다.
리빙을 새로운 먹거리로 일찌감치 알아본 백화점은 신세계다. 작년 9월 ‘리빙 컨시어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타임스퀘어점은 리뉴얼을 통해 건물 한 동을 생활전문관으로 꾸몄다. 약 1500평 규모로 한국의 대표 주거 형태인 아파트 개념을 접목해 각층을 구성했다. 실제 집처럼 꾸며져 있는 가구와 가전, 인테리어 소품들을 직접 보고 사는 개념이다. ‘오늘의집’ 등 인테리어 전문 플랫폼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대형마트들도 리빙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작년 4월 이마트 강릉점을 시작으로 순천점, 서귀포점, 칠성점, 신도림점, 제주점 등 현재까지 14개 점포 생활용품 매장을 리뉴얼, ‘엣홈 (at HOME)’으로 재탄생 시켰다. 엣홈 리뉴얼 이후 실적은 크게 증가했다. 엣홈 매장은 리뉴얼 오픈 후 평균 15% 이상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는 작년 12월 중계점에 영업면적 724㎡ 규모의 ‘한국형 홈센터’ 매장을 열었다. ‘셀프 인테리어’ 수요를 겨냥한 실험 매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41조5000억원 규모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며 “소(小)가구 증가로 가구 수가 과거보다 증가하고 있는 것도 홈(home) 관련 사업 성장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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