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경쟁률 잇따라 나오는 펜트하우스… "드라마 밖 현실에서도 잘나가네" - 조선비즈

입력 2021.03.26 11:00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시즌 1에 이어 시즌 2도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실제 부동산 매매·청약 시장에서도 펜트하우스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인천 미추홀구 시티오씨엘3단지의 최고 경쟁률은 전용 136㎡ 펜트하우스가 차지했다. 최상층에 위치한 이 펜트하우스에는 침실과 거실 등을 통해 오갈 수 있는 테라스가 총 5개가 있다. 단 2가구 모집에 122명이 몰려 경쟁률은 61.0대 1을 기록했다. 단지 전체 청약 경쟁률이 평균 12.6대 1인 것과 비교하면, 펜트하우스 경쟁률은 전체 경쟁률의 약 5배에 해당한다.

지난 16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계룡자이도 최고 경쟁률은 펜트하우스의 차지였다. 평균 경쟁률은 27.7대 1이었는데, 3가구 공급된 84㎡E 펜트하우스 경쟁률은 242.0대 1에 달했다. 1가구 공급된 84㎡F 펜트하우스도 경쟁률이 202.0대 1에 달했다.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4억3000만~4억4000만원으로 일반 평면 84㎡ 최고층 분양가(3억2000만~3억3000만원)보다 약 1억원 비쌌다. 즉, 계룡자이의 청약 결과는 ‘같은 면적이면 기꺼이 1억원 더 주고 펜트하우스에 살겠다’는 수요층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펜트하우스의 청약 흥행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월 1순위 청약을 받은 위례자이 더 시티 역시 펜트하우스의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평균 경쟁률은 617.6대 1, 펜트하우스 경쟁률은 1168.0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세종 한림풀에버, 대구 테크노폴리스 예미지 더 센트럴, 군산 나운 금호어울림 센트럴 등이 펜트하우스를 조성해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펜트하우스 인기가 돋보인 것이다.

특히 나운 금호어울림 센트럴은 1순위에서 59㎡A와 59㎡B가 총 106가구 미달된 가운데 펜트하우스 경쟁률은 43.2대 1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펜트하우스(Penthouse)는 아파트나 호텔 등 건물 최상층에 지어지는 최고급 주거 공간이나 객실을 뜻한다. 꼭대기 층에 자리해 조망권이 뛰어나고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적다는 점이 장점이다. 외부 테라스를 점유할 수 있고 한 단지에 몇 가구 없어 희소가치도 높다.

국내에선 2002년 서울 강남구에 지어진 타워팰리스의 펜트하우스가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용면적으로 300㎡가 넘는다. 2004년 입주한 강남구 삼성동아이파크에 전용 203~269㎡ 펜트하우스 10가구가 조성됐고,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파크뷰 펜트하우스에도 전용 244㎡ 15가구 마련됐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등 최고가 단지에도 잇따라 펜트하우스가 조성되며 부(富)의 상징이 됐다. 부동산과 교육 전쟁을 소재로 삼은 드라마가 펜트하우스를 극의 배경으로 삼은 이유다.

펜트하우스는 최근에는 꽤 대중화됐다. 2000년대 초 펜트하우스가 전용면적 200~300㎡ 초대형 평형이자 고가단지의 전유물이었던 반면, 최근 펜트하우스는 120~150㎡ 중대형 규모가 많다. 특히 계룡자이의 펜트하우스는 면적이 중소형에 해당하는 84㎡까지 좁아지며 분양가도 4억원대로 내려왔다. 중대형과 특화설계 수요 등에 맞춰 펜트하우스가 몸집을 꽤 낮추며 청약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펜트하우스 인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펜트하우스는 과거에도 ‘상위 1%’ 희소성을 바탕으로 청약 성적이 꽤 좋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며 건설사들이 웬만해선 분양가가 입지 대비로 비싼 펜트하우스를 시도하지 않기도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펜트하우스는 해당 아파트에서 조망권이 가장 뛰어나고 희소성이 커 매도 시 프리미엄(웃돈)이 높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청약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는데, 건설사의 분양 마케팅 등으로 점차 대중화하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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